‘전설’ 정선민의 8140점 넘어
팀 하나은행은 48-67로 패배
여자 프로농구(WKBL) 부천 하나은행의 ‘살아있는 전설’ 김정은(37)이 역대 최다 득점 주인공으로 우뚝 서며 새역사를 썼다.
김정은은 2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WKBL 용인 삼성생명과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1쿼터 시작 25초 만에 림을 갈라 개인 통산 8141점을 달성했다. 하나은행 첫 공격에서 공을 드리블하며 페인트존에 진입한 김정은은 점프 슛을 쐈고, 공은 백보드를 맞고 그대로 그물을 통과했다.
이 경기 전까지 통산 8139점을 쌓았던 김정은은 삼성생명전에서 2점을 추가하면서 이 부문 1위(8140점)였던 ‘전설’ 정선민 전 여자 농구대표팀 감독의 기록을 넘어섰다.
김정은이 대기록을 달성하는 순간, 게임 시계도 멈췄다. 장내 아나운서가 김정은의 대기록을 알리자 홈팬들은 레전드에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기록 달성을 염원했던 김정은도 미소를 보이며 기쁨을 만끽했고, 기념비적인 득점을 간직하기 위해 농구공을 따로 챙겼다. 양 팀 벤치와 인사를 나눈 뒤 심판진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2006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신세계(하나은행 전신)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김정은은 2017∼2018시즌 아산 우리은행으로 이적하기 전까지 5787점을 넣었다. 이후 우리은행에서는 여섯 시즌 동안 2014점을 기록했다. 그는 우리은행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두 차례(2017∼2018, 2022∼2023시즌)나 차지했다. 이적 후 첫 우승 땐 최우수선수(MVP)에 꼽히기도 했다. 김정은은 지난 시즌 친정 하나은행으로 돌아와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며 338점을 추가했고, 팀을 플레이오프(PO)에 이끌었다.
득점 부문에서 최고에 등극한 김정은은 크고 작은 부상 속에서도 공격력을 과시하며 2010~2011, 2011~2012, 2013~2014, 2014~2015시즌 4차례 득점왕에 올랐다. 단일리그 기준 최다 득점상(4회) 역시 김정은이 갖고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원정팀 삼성생명이 67-48로 하나은행을 눌렀다. 1쿼터 초반 12-5로 앞선 뒤 경기 종료까지 한 번도 리드를 뺏기지 않고 경기를 압도했다. 삼성생명 강유림은 3점 3개를 포함해 15점 6리바운드, 키아나 스미스는 13점 6리바운드, 조수아가 14점으로 활약하며 승리에 앞장섰다. 개막 4연패 뒤 7연승을 달린 삼성생명은 3위를 지켰다. 5위 하나은행은 8패(3승)째를 떠안았다. 이날 8점을 기록한 김정은은 통산 득점 기록을 8147점으로 늘렸으나, 팀 패배에 웃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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