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군사반란 교훈, 우리 사회에 큰 울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전격적으로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지 6시간 만에 해제한 가운데, 영화 서울의 봄이 대중들 사이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서울의 봄은 2023년 개봉해 131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1979년 12·12 군사반란을 모티브로 제작된 이 영화는 신군부 세력과 이를 저지하려는 군인들 사이의 긴박한 대립을 다룬 최초의 영화다. 아수라로 이름을 알린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배우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김성균 등이 출연해 몰입감을 높였다.
영화는 12·12 군사반란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치밀한 연출로 풀어내며 호평을 받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델로 한 캐릭터 '전두광'과 수도경비사령관 장태신 소장을 본뜬 '이태신', 김오랑 중령을 모티브로 한 '오진호' 등 실존 인물에서 착안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이들의 대립과 선택은 당시의 시대상을 생생히 보여줬다.
특히 황정민이 연기한 전두광 캐릭터는 폭발적인 연기로 관객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이에 따라 개봉 당시 관객들이 포스터를 주먹으로 치며 ‘분노 챌린지’를 벌이기도 했다. 이 영화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2030 세대 사이에서도 "필수 관람 영화"로 꼽히고 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소식이 전해지자, 영화 서울의 봄이 언급되며 "영화 속 장면이 현실에서 재현되는 것 같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4일 오전까지 실시간 트렌드에는 서울의 봄이 오르며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시민들은 영화 속 신군부가 반란을 모의하는 장면을 올리며 "지금 대통령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는 “서울의 봄이 다큐멘터리였냐”며 "영화 속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이라는 대사가 떠오른다"고 꼬집었다.
"2024년에 비상계엄령이 현실로 선포될 줄은 몰랐다", "비상계엄의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다면 서울의 봄을 꼭 보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계엄령 선포 자체가 범죄”라며 “불법적·위헌적 계엄령에 동의하는 군인들 또한 내란 범죄에 해당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군인들이 국회를 향해 달려들던 서울의 봄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국민들이 흔들림 없이 민주주의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역시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또다시 서울의 봄의 비극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며 “대한민국은 더 이상 그렇게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 국민의 힘으로 이번 계엄은 좌초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봄은 단순한 영화가 아닌, 과거의 아픈 역사를 재조명하며 현재의 민주주의를 돌아보게 하는 매개체로 자리 잡았다.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라는 사태를 통해 영화와 현실이 교차하며, 12·12 군사반란의 교훈이 다시 한번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