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이란 외무 장관 긴급 회담
주말 카타르서 러 포함 3국회동 계획
중동의 또 다른 ‘화약고’ 시리아에서 내전이 격화할 조짐을 보이자 러시아, 이란, 튀르키예 등 주변국이 외교적 해법을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시리아 반군이 장악한 북부 거점인 이들리브 지역 산부인과 병원을 포함, 의료시설 5곳을 공습했다. 이로 인해 최소 18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부상했다고 시리아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이 전했다. 시리아 북서부에 기반을 둔 이슬람 무장조직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주도하는 반군은 튀르키예의 지원을 받는 반정부 소규모 무장조직과 합세, 대규모 공세에 나섰다.
2020년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중재로 휴전이 성사된 후 소강상태였던 시리아 내전의 불씨가 살아나자 주변국은 중재에 나선 모습이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이날 오전 앙카라를 방문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긴급 회담을 진행했다. 피단 장관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번 위기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반대 세력과 정치 대화를 거부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외부 개입 때문은 아니라고 말했다. 반면 아사드 정권의 후원자인 이란의 아락치 장관은 “시리아의 테러단체는 미국, 이스라엘과 관련이 있다”며 “(이것이 시리아에서) 불신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스타나 프로세스’가 가능한 한 빨리 부활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아스타나 프로세스는 러시아, 이란, 튀르키예 3국과 내전 당사자, 유엔 등이 참가해 시리아 내전 해법을 논의하는 틀을 말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튀르키예와 이란 양측이 러시아를 포함, 3국 간 긴급 정상회담을 소집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7∼8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도하 포럼을 계기로 이들 3국 외무장관들이 아스타나 프로세스의 틀 안에서 시리아 문제 논의를 위해 회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란 국영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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