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인근서 '흉기 인질극' 벌인 40대, 징역 3년…法 "피해자 극심 공포"

망상 빠진 상태로 모르는 여성에 흉기 난동

법원 로고. 연합뉴스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인 4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인질강요미수, 특수상해,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장모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강남역 인근 점포에서 주말 오전 시간에 이뤄진, 이른바 묻지마 범행으로, 피해자는 죽음의 위협을 느끼는 등 극심한 공포를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점포는 당일 영업을 모두 중단해 상당한 금액의 손해를 입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은 조현병을 앓고 있었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는 점 등을 고려하고 피고인의 연령과 성행, 환경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어린이날 연휴 첫날인 올해 5월 4일 오전 강남역 근처 생활용품 매장에서 모르는 여성을 흉기로 위협하며 인질극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경찰은 26분간 대치한 끝에 장씨를 체포했으며, 인질로 잡힌 피해 여성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약 21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손가락의 상처와 목 부분 타박상을 입었다. 또 일일 평균 매출이 1700만원 상당에 이르는 점포 영업이 중단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장씨는 몇 년 전부터 ‘내 뱃속에 심장을 멈출 수 있는 기계가 들어있다’는 망상에 빠져 있었던 상태로, 이를 대중에 알리기 위해 계획적으로 인질극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재판 과정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불허 결정을 내렸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