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령을 선포하기 앞서 미국 정부와 소통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과 서울의 모든 수준에서 한국의 카운터파트들과 이 문제와 관련 계속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비상 계엄령 선포 이전 한국 정부와 소통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언 이전에 고지 받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파텔 부대변인은 이후 어느 시점에서 한국 정부와 관련 문제에 대해 소통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모든 수준에서 미국과 서울의 모든 레벨에서 한국의 카운터파트들과 소통하고자 한다“고만 강조하고, 대화가 어떤 수준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앞서 이날 일본 오사카에서 내년에 열리는 엑스포와 관련해 워싱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에 앞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문제를 먼저 거론하고 “우리는 중대한 우려(grave concern)를 갖고 최근 한국의 상황 전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벨 부장관은 그러면서 “우리는 이곳과 서울에서 모든 급의 한국 측 인사들과 관여를 시도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 등 모두가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고, 지속해서 상황에 대한 평가를 보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캠벨 부장관은 이어 “나는 한국과의 동맹이 철통같으며, 그들의 불확실한 시기에 한국의 편에 서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또한 어떤 정치적 분쟁(political disputes)이든 평화적으로, 법치에 부합하게 해결될 것을 전적으로 희망하고 기대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파텔 부대변인은 국회가 계엄령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 처리한 것과 관련해선 “궁극적으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는 이러한 정치적 분쟁이 평화롭고 법치주의에 따라 해결되기를 원한다”며 “입법부의 이러한 투표는 이러한 접근 방식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텔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의 비상계엄령을 ‘정치적 분쟁’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상황을) 특징짓는(characterize) 것은 우리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한국의) 의사 결정에 대해 추측하거나 의견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순히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하는 것 외에도 우리는 매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라며 그에 맞춰 해결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한국에 있는 미국 시민들의 안전과 관련해 “미국 시민들을 지원하고 그들에게 가능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 등에 대해 많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텔 부대변인은 비상 상황 하에서 주한미군의 역할을 묻는 세계일보의 질문에는 “우리의 대비 태세에는 변화가 없다”며 “나는 한국과의 동맹이 철통 같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할 것이며, 우리는 (한국과의) 파트너십에 계속 전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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