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시집온 베트남 국적 여성이 효행 대상을 수상하게 됐다.
베트남에서 태어난 김민서(45·여)씨는 2010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뒤 거동이 불편한 시부모님을 돌보고 있다.
가천문화재단은 효심이 지극한 현대판 '심청이'에게 주는 제26회 가천효행대상 다문화효부상 부문 대상 수상자로 김씨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가천효행대상은 가천문화재단 설립자인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1999년 심청전 원작의 무대로 추정되는 인천 백령도에 심청 동상을 제작해 기증한 것을 계기로 제정됐다.
30년가량 누엔티자짱이라는 이름으로 베트남에서 살았던 김씨는 결혼 후 울산에 정착하고 한국으로 귀화했다.
3년 전 돌아가실 때까지 김씨의 시아버지는 치매를 앓았다.
외출한 시아버지가 길을 잃고 집을 찾지 못할 때마다 김씨는 온 동네를 헤집고 다녀야 했다.
시아버지를 집에 모셔 와서는 따듯한 밥을 챙겨주는 일도 맏며느리 김씨의 몫이었다.
김씨는 현재 나이가 많아 혼자서는 쉽게 움직이기 힘든 시어머니를 14년 동안 돌보며 지적장애를 앓는 딸도 보살피고 있다.
조금이나마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려고 도시락을 싸서 8년째 마늘 공장에서 일하면서도 힘든 내색 한번 하지 않는다.
김씨는 "혼자서는 밖에 나가시기 어려운 시어머니를 위해 맛있는 간식을 준비해 놓고 공장에 출근한다"며 "출근해서도 집에 혼자 있을 시어머니 생각에 늘 마음이 쓰인다"고 토로했다.
이어 "시어머니께 '늘 곁에서 힘이 돼 드릴 테니 오래 사셔야 한다'고 자주 말씀드린다"며 "앞으로 계속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미소지었다.
한편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각각 장학금 300만∼1천만원과 100만원 상당의 종합건강검진권 등이 상금과 부상으로 주어진다. 시상식은 오는 12일 인천시 남동구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건물에서 열린다.
가천문화재단 관계자는 "1999년부터 올해까지 효녀와 효부 330명을 찾아내 시상했다"며 "앞으로도 효를 중시하는 문화를 지키면서 가천효행대상 시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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