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임금인상과 임금체불 해결, 성과급 정상화 등을 요구하며 5일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첫날인 이날 수도권에서는 전철 지연이 이어졌지만, 전국 주요 기차역에서는 큰 혼란은 없었다.
시민들은 한시름 놓으면서도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 출근길 큰 불편 없었지만…수도권 열차 지연 이어져
이날 오전 7시께 40분께 성남시 분당구 수인분당선 야탑역 승강장에서는 "철도 노조 파업으로 열차 운행에 지장이 생길 수 있으니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안내 방송이 울려 퍼졌다.
다만 실제 운행이 지연되지는 않아 승강장 내부는 인파가 몰리지 않은 채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평소 출근 시간대 경기도와 서울로 오가는 직장인들로 붐비는 수원역 또한 오전 9시 현재 열차 지연 등 차질이 빚어지진 않은 상황이다.
이날 성남시 분당구 소재 일터로 향하기 위해 수인분당선 야탑역에서 승차한 70대 박모 씨는 "철도 파업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몰릴까 걱정됐는데 출근길은 한산해 다행"이라며 "다만 앞으로 계속 지하철로 출퇴근해야 하는데 큰 차질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 최대 환승역인 경인전철 부평역에서는 오전 8시 23분 용산행 급행 전동차가 예정보다 4분 늦게 도착하는 등 지연 운행됐지만, 역사 내부가 크게 붐비거나 혼란스럽지는 않았다.
인천에서 서울 용산구 직장으로 출근하는 김모(52)씨는 "평소보다 집에서 30분 일찍 나왔다"며 "노조 파업이 이어지면 버스나 자가용 등 다른 방법으로 출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30)씨는 "평소처럼 출근했는데 전철이 이전보다 15분가량 지연됐다"며 "전철 외에는 출퇴근할 방법이 없어 빨리 파업이 해결돼야 한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비슷한 시각 경기 북부 지역의 주요 지하철역에서도 큰 혼잡은 벌어지지 않았다.
다만 동두천과 소요산으로 향하는 열차의 배차간격이 20∼30분 이상으로 벌어지자 어르신들이 벤치에 앉아있거나 하염없이 전광판을 바라봤다.
◇ 지역 주요 기차역도 비교적 평온…지자체, 대책 분주
호남권에서 가장 중요한 정거장인 광주송정역과 익산역도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번 파업으로 호남선과 전라선 열차의 경우 기존의 63.1%만 운행키로 했지만 이용객이 몰리지 않은 평일 오전인 데다 파업으로 인한 사전 취소 공지 등으로 현장에서 혼란한 상황을 벌어지지 않았다.
경부선이 지나는 동대구역과 부산역사의 모습도 비슷했다. 역사 내 전광판에서는 철도 노조 파업이 진행 중이라는 안내가 이어졌다.
광주송정역과 동대구역, 부산역, 익산역 등은 일상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부산역에서 만난 정달화(86)씨는 열차 운행 일정이 표시되는 전광판을 바라보며 "친구를 만나러 서울에 가는 날에 마침 노조가 파업한다고 해 며칠 전부터 마음을 졸였다"며 "최근 계엄 선포로 분위기가 어수선한데, 파업까지 한다고 해 마음 한편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기차를 기다리던 70대 김모씨는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해서 SRT를 타고 수서역에 가려고 한다"며 "의정 갈등으로 병원 예약도 잡기 어려운데 기차 예매가 취소될까 봐 불안해 며칠 전부터 휴대전화로 계속 일정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은 지난해 9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국토교통부는 철도노조 파업으로 광역전철 운행률은 평소의 76% 수준, KTX 운행률은 평소의 67% 수준(SRT 포함 시 75% 수준)으로 운행할 계획이다.
전체 열차의 평균 운행률은 평소의 70.1%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오늘 오전 9시부터 본격적인 파업이 시작돼 퇴근 시간대부터 일부 열차가 지연되는 등의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파업 기간에도 출근 시간대에는 가용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혼선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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