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탈표 우려에 단체 기권 등 카드 고심…본회의 직전 최종 결정
더불어민주당이 7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동시 추진하기로 하면서 이를 저지하려는 국민의힘과의 수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애초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안을 6일 또는 7일 표결에 부칠 방침이었고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시점은 오는 10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다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일정을 앞당겨서 탄핵안 표결과 묶어버린 것은 여당의 본회의 표결 집단 불참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지만, 무기명 투표 방식이다 보니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아예 탄핵 표결 때 본회의에 단체로 불참, 소속 의원들의 투표를 원천 봉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5일 YTN 라디오에서 탄핵 반대 당론에 대해 "지금 많은 분이 좀 격앙된 상황에서 과연 그게 그대로 지켜질 것인가"라며 "(이탈표) 가능성이 어느 정도 높아 보이니까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과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동시에 상정하기로 하면서 국민의힘 입장에서 본회의 불참은 선택하기 쉽지 않은 카드가 됐다.
대통령 탄핵안의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지만, 대통령 재의요구(거부권)로 국회로 되돌아와 재표결에 부쳐진 법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가결된다.
즉, 재적 의원 300명 중 최소 200명의 찬성표가 필요해 야당 단독 처리가 아예 불가능한 탄핵소추안 표결과 달리 출석 의원 숫자를 가결 기준의 모수로 하는 특검법 재표결은 여당 불참 시 야당만으로 통과시킬 수도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 처리를 보이콧할 가능성이 있다"며 "안 들어오겠다는 여당을 억지로 끌고 올 수 없어 그 시점에 김 여사 특검법도 재의결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후폭풍이 몰아치는 상황에서 탄핵안 표결을 주말로 미뤄 여당을 설득할 시간을 벌면서 장외 집회 등 여론을 통한 압박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탄핵안 표결엔 불참하고 특검법 재표결에만 참여한다거나, 의원 명패와 투표용지를 받은 뒤 기표소에 들어가지 않고 명패와 빈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바로 넣는 '집단 기권' 등 방안도 있다.
다만, 가뜩이나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탄핵안 표결 집단 불참 또는 기권 방식 등은 '꼼수'로 비칠 우려가 있다.
또한, 친한(친한동훈)계가 대통령 탄핵과 달리 김 여사 특검법에는 다소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 등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도부는 당 안팎의 종합적인 변수를 고려해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표결 방침을 결정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새벽 끝난 의원총회 후 기자들에게 윤 대통령 탄핵안 부결 전략에 대해 "직전에 의총을 통해서 최종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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