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 힘 의원들에게 일부 시민들이 ‘탄핵에 찬성하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민의 힘 측은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국민의힘 국회의원 번호’ 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의원 명단과 전화번호 30개를 공개하며 “다들 문자 한 번씩 보내주라잖아"라며 탄핵에 찬성하라는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 예시를 5개 제시했다.
이 게시물에는 “이준석 전화번호래” 등 누리꾼들이 국회의원 전화번호라며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들이 개인 연락처를 입수한 정확한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는 탄핵에 찬성하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며 인증한 사진들을 모은 게시물도 등장했다. 이에 따르면 한 누리꾼은 국회의원에게 ‘이거 먹고 탄핵을 추진하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내며 치킨 기프티콘을 보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본인이 인플루언서라며 ‘탄핵 동의해주면 홍보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이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자 폭탄이 갑자기 날아든다”고 토로했다. 그는 “개혁신당 소속 의원 전원은 이미 윤석열 탄핵안 발의에 동의하고 오후에 다 도장 찍었는데 도대체 누가 허위 사실로 선동했는지 한심하다”며 “유튜브에서 누가 이상한 소리 떠든다고 그게 진실이 아닙니다. 그런 허위 정보에 낚여서 식칼 사진 보내고 육두문자 보내는 게 뭡니까”라고 불만을 토했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제가 며칠 전화를 받지 못하더라도 양해 바란다”면서 같은 내용의 문자 4039개가 온 휴대전화 캡처 화면을 함께 올렸다.
국민의힘 의원실 한 관계자는 “의원에게 ‘부디 탄핵을 찬성해달라’, ‘무능하고 무식한 대통령 옹호하면서 윤석열의 하수인 내란동조범으로 역사에 남고 싶은가’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들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국민의 힘은 이날 공지를 통해 “현재 개인정보인 국회의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무단 사용하여 조직적 집단적으로 문자를 발생하는 위법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며 “개인정보유출과 업무방해 등 불법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조치를 진행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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