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尹 퇴진은 언제” 질문은 회피… 한 총리와의 ‘섭정 체제’ 시사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4-12-08 13:24:33 수정 : 2024-12-08 15:26:0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한동훈 “尹 질서 있는 조기퇴진”
권한대행 방식 등 관련 언급 없어

8일 국민의힘 중앙당사 3층 기자회견장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전 11시 정각. 검은 양복에 짙은 밤색 넥타이를 맨 한동훈 대표가 한덕수 국무총리와 들어섰다. 한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질서 있는 대통령의 조기 퇴진으로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미칠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정국을 수습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한 총리와 대국민담화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정상적인 국정 운영을 할 수 없으므로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 국민 다수 판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가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을 담은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공언했지만, 구체적인 퇴진 시점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당내 논의를 거쳐 그 구체적 방안들을 조속히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당내에선 탄핵과 하야 등에 강경한 반대 목소리가 큰 상태다. 이어 한 대표는 “퇴진 전이라도 대통령은 외교를 포함한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국민들과 국제사회에서 우려하지 않게 하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이 한밤에 벌인 반헌법적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수사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진행되는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수사기관 수사가 엄정하고 성역 없이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정부나 당이 대통령을 포함해 그 누구라도 옹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국민적 불안과 국가적 피해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다. 국민들께서 정부에 느낀 실망감과 불신이 대단히 크다”라며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으로서 준엄한 국민 평가와 심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조기 퇴진 시점을 못 박지 않는 대신 그는 한 총리와의 ‘섭정 체제’를 시사했다.

 

한 대표는 “대통령 퇴진 전까지 총리가 당과 긴밀히 협의해 민생과 국정을 차질 없이 챙길 것”이라며 “당 대표와 국무총리 간 회동을 주 1회 이상 정례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총리와) 상시적 소통을 통해 경제, 외교, 국방 등 시급한 국정 현안을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해 한치의 국정 공백도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라고도 했다.

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국정 수습 방안에 대한 공동 담화문 발표 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 총리는 이날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정에 한 치의 공백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라며 “한미, 한미일, 그리고 우리의 우방과의 신뢰를 유지하는데 외교부 장관을 중심으로 전 내각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야당을 향해서도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비상시에도 국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과 그 부수 법안의 통과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우원식 국회의장님의 리더십 아래 여야 협의를 통한 국회 운영 등으로 경청과 타협, 합리와 조정이 뿌리내리길 희망한다”고 호소했다.

 

다만 헌정질서를 훼손한 윤 대통령을 향한 ‘촛불 민심’이 요동치고 있고, 야당에서도 정부·여당을 ‘내란 동조범’으로 규정한 상태라 한 대표에겐 난항이 예상된다. 이날 한 대표와 한 총리 모두 담화 직후 ‘퇴진 시점’, ‘권한대행 방식’ 등을 묻고자 한 취재진과의 별도 질의응답 없이 급히 현장을 떴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안유진 '아찔한 미모'
  • 안유진 '아찔한 미모'
  • 르세라핌 카즈하 '러블리 볼하트'
  • 김민주 '순백의 여신'
  • 한지은 '매력적인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