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양 D램 가격에도 영향 미쳐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정보기술(IT) 업계 수요 부진이 길어지고 중국발 과잉공급이 심화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D램 가격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다.
8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월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 거래가격은 1.35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20.59% 하락한 수치로, 올해 들어 가장 큰 낙폭이다. 메모리 공급사들의 감산 효과로 D램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하기 직전인 지난해 9월의 1.3달러 이후로는 최저치 기록이다.
설비투자를 적극 늘리는 중국업체들이 D램을 저가로 시장에 내놓으면서 공급과잉이 심해져 가격이 더 낮아졌다.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푸젠진화(JHICC)는 DDR4 8Gb D램을 시중 가격의 절반 수준인 0.75∼1달러에 물량을 쏟아내는 상황이다.
DDR4 시장 상황은 사양이 높은 DDR5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11월 PC용 DDR5 16Gb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3.9달러로 전월의 4.05달러 대비 3.7% 내렸다. CXMT 등의 물량 공세에 대응해 메모리 3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선단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DDR5 공급 증가 우려가 불거진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초까지는 범용 D램 가격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T기기 수요 개선 조짐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중국업체들의 공급도 줄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2분기 사이 공급 업체들의 D램 가동률 상승과 CXMT의 제품 출하 증가로 공급증가율이 수요증가율을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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