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범 신임 KBS 사장이 10일 27대 KBS 사장으로 취임됐다.
KBS는 이날 오전 10시 박 사장 취임식을 KBS 본관 2층 TV 스튜디오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취소했다. 박 사장은 새벽 4시 출근했지만, 6층 사장실에 들어간 뒤 나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8시30분 현충원 참배도 취소했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 본부노조)는 10일 0시부터 박장범 신임 사장 거부와 공영방송 사수, 단체협약 쟁취 등을 내걸고 하루 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박 사장은 취임사와 6층 사장실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영상을 사내 게시판에 올리는 것으로 취임식을 대신했다.
박 사장은 “지난주(3일)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로 민주주의 질서와 헌법 가치는 위협 받았다”며 “국정 혼란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엄중한 책임감을 느끼면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은 공영방송을 향해 자유민주주의라는 헌법의 가치를 방송의 영역에서 충실히 수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저는 어떠한 권력이나 부당한 압력에 굴하지 않고, KBS의 주인인 국민만 바라보면서 공영방송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점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뢰와 공정, 품격, 그리고 정치적 독립을 지켜내겠다”며 “이러한 가치를 훼손하는 어떠한 도전에도 양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능력 중심의 인사를 통해서 일 중심의 조직을 만들겠다”며 “정파적이고 편향적인 인사, 보복성 인사나 징계, 편 가르기와 줄서기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고도 밝혔다.
이어 “수신료 분리 고지 이후 초래된 새로운 수신료 환경에 최선을 다해 대응하면서 현재 국회에서 진행 중인 수신료 관련 입법 논의에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KBS 본부노조 쟁의대책위는 이날 “현재 KBS는 아침 뉴스를 시작으로 뉴스와 방송들이 결방 또는 축소되고 있다.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의 결방과 축소는 국민분들의 불편으로 이어진단 면에서 KBS본부는 국민들께 죄송하다”면서 “단 이번 파업은 공정방송장치를 모두 해체한 내란수괴 윤석열의 하수인들의 책임을 묻기 위함이다. 보다 공정한 방송, 신뢰받는 KBS를 위한 투쟁에 응원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편 박 사장 임기는 2027년 12월 10일까지 3년 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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