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엔 젊은 선수 승부처서 약해
고참들 중심 잡아줘… 1위 지켜갈 것”
“안 예쁜 선수가 어디 있겠어요. 다 예쁘죠.”
여자 프로농구 부산 BNK를 리그 1위에 올려놓은 박정은 감독의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박 감독은 10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요즘 특히 예쁜 선수가 있냐’는 질문에 “누구를 꼽기 힘들 정도”라며 환하게 웃었다.
2022~2023시즌 정규리그 2위에 오르며 챔피언결정전까지 치렀던 BNK는 특별한 전력 누수가 없었음에도 2023~2024시즌 6승24패를 거두며 리그 최하위로 추락했다. 재도약을 꿈꾸던 BNK는 2024∼2025시즌을 앞두고 아산 우리은행에서 박혜진(34)을, 또 인천 신한은행에서 김소니아(31)를 각각 영입해 공수에서 균형 잡힌 모습으로 11승3패로 리그 순위표 최상단에 자리 잡았다. 최하위 팀이 1위에 올라 있으니 박 감독으로선 웃지 않을 이유가 없다.
박 감독은 “지난 시즌 선수 구성도 괜찮았고 장점도 많았지만 선수들이 경기를 잘 풀어나가다 결정적인 순간이나 승부처에서 마무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젊은 선수들이 많다 보니 그런 상황에서 흔들렸고, 세밀한 부분에서도 부족했다”고 돌아봤다. 이번 시즌 달라진 점에 대해 박 감독은 “손발을 맞춰볼 시간이 사실 부족했지만 노련한 (박)혜진이나 (김)소니아 등 고참 선수들이 중심을 잘 잡아줬다”며 “기존에 있던 (안)혜지나 (이)소희 같이 어린 선수들도 힘들었을 텐데 언니들과 맞추려고 노력했고, 잘하려는 의지를 보여줘 좋은 팀으로 발전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 팀이 1위에 올라 있는 기분은 어떨까. 박 감독은 “위에 누군가 있을 때는 선수들이 더 응집력을 보이면서 추격해야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이제 유지하는 게 중요한 상황이 됐다”며 “선수들이 잘해서 높은 곳까지 올라온 만큼 감독으로서 신경 쓸 게 더 많아졌고, 피로도도 높아진 느낌”이라고 소개했다.
신구조화를 이룬 BNK는 주요 지표에서도 부족함 없는 모습이다. 12일 열린 경기에서 삼성생명에 43-60으로 졌지만 14 경기 평균득점은 63.1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높고 실점은 57.3점으로 가장 적다. 3점슛은 리그에서 두 번째 높은 성공률 29.0%로 두 번째 많은 경기당 7.0개를 터트리고 있다.
박 감독은 “코트 위에 선 모든 선수들이 볼 핸들러 역할을 하면서 자신 있게 슛을 던질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뛰어난 빅맨이 없다는 게 아쉽지만 이런 약점을 커버하기 위해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감독은 “강점이 뚜렷한 만큼 약점도 분명히 존재한다”며 “박성진(20·184㎝)이나 김도연(21·186㎝) 같은 빅맨을 육성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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