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의심’ 몰래 녹음한 대화 법정 제출·협박한 30대 징역형 집행유예 [사건수첩]

'불륜'이 의심된다며 아내가 운영하는 매장에 녹음기를 몰래 설치한 3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종길)는 건조물침입,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6)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대구지방법원. 뉴시스

A씨는 지난해 10월  5~17일 아내 B(35)씨가 운영하는 매장에 몰래 들어가 녹음기를 설치하고, 다른 사람의 대화를 녹음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B씨와 내연관계에 있던 C(34)씨 존재를 알아챈 뒤, 내연 관계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고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B씨를 상대로 “배드민턴 클럽이랑 부모 형제 가족들한테 알린다” “이혼은 절대 안 한다. 가만 안 둔다”는 등의 메시지를 전송해 협박을 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들은 이 사건 각 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면서도 "피고인이 모든 잘못을 인정하는 점, 어린 자녀를 돌보는 점, 지인들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