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앞으로 다가온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에서 계파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친윤(친윤석열)·중진 의원들은 1차 표결 때의 '부결 당론'이 아직 유지되고 있다며 신중론을 펴지만,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당론과 관계 없이 찬성 투표하겠다는 공개 선언이 속속 나오는 상황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금이 탄핵해야 할 시기인지, 아니면 검·경 수사 결과를 보고 탄핵을 해야 할지, 탄핵하는 것이 사회 질서 유지나 헌정 체제 수호에 도움이 되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여당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이날 긴급 회동해 탄핵에 대한 반대 당론을 변경하거나 표결에 참여할지 등은 의원총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상현 의원은 회동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내란죄라고 단정하기 전에 당에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논의하고 어느 정도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국정조사나 청문회라도 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 선동에 쫓기듯이 탄핵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서 "내일 한동훈과 레밍들의 배신으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지도부를 총사퇴시키고 배신자들은 비례대표 빼고 모두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찬성투표 입장을 밝힌 김상욱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탄핵 찬성'을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돌입, 2차 탄핵안 표결 본회의 전까지 이틀간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당론보다 중요한 것이 국민과 국가다. 동료 의원들께서도 당론에 너무 구애받지 말고 본인의 양심에 따라나서 주길 바란다"며 "욕을 먹고 외톨이가 되고 경우에 따라 당에서 쫓겨나는 한이 있더라도 제가 해야 할 역할은 이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호 전략부총장은 CBS 라디오에서 "당원들의 탄핵 트라우마와 국민들의 계엄 트라우마 중에 국회의원으로서 어떤 것을 더 우선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탄핵 표결의 찬반에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며 찬성투표를 촉구했다.
한동훈 대표가 추진하는 윤 대통령 제명·출당 문제도 찬반이 뚜렷하게 맞서는 지점이다. 이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전날 밤 소집된 당 윤리위원회는 징계 절차 개시 등에 대한 심의를 시작하면서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실체 및 절차에 관해 신중하게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친윤계 권영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한 대표를 겨냥해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감탄고토' 식의 비겁한 정치는 집권 여당의 대표가 보일 자세가 아니다"라며 "지도자라는 사람은 더욱더 사감을 철저히 배제한 채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KBS 라디오에서 "한 대표도 차기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을 것 같은데, 과연 이런 행보가 본인의 로드맵에 득이 될지는 참모들과 좀 진중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또 필요 이상의 발언은 조금 자제하면 좋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신지호 전략부총장은 SBS 라디오에 나와 "당에 큰 해를 끼친 경우에는 징계 사유가 된다. 지금 우리 당의 사회적 평가나 이미지가 비상계엄 전후를 비교했을 때 심각하게 악화했다는 것은 다들 인정할 것"이라며 한 대표의 행보에 힘을 실었다.
김 의원도 기자들 앞에서 "윤 대통령은 헌정 질서와 자유민주주의를, 보수의 가치에서 가장 목숨 걸고 지켜야 할 중요한 부분을 정면으로 파괴했다"며 "당연히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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