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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법원, 반정부 시위 시민들 도운 野의원 폭동 혐의로 유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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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2-13 22:10:10 수정 : 2024-12-13 22: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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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반정부 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보호하다 반대파에게 피투성이로 맞은 전 야당 의원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정치적 이익을 얻고 반대 세력을 공격하고자 현장에 갔다는 이유로 유죄 선고가 내려졌다.

 

13일 AFP와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법원은 전날 람척팅 전 민주당 입법회 의원 등 7명에게 폭동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 람 전 의원 등 피고인들은 2019년 7월 윈롱 백색테러 당시 폭동을 일으키고 폭력을 선동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0년 8월 홍콩 서부구룡치안법원에서 람척팅 당시 홍콩 민주당 입법회 의원이 전년도 반정부 시위로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나고 있다. 홍콩=로이터연합뉴스

윈롱 백색테러는 2019년 7월 21일 밤 홍콩 윈롱 전철역에서 흰색 옷을 입은 남성 100여명이 쇠몽둥이와 각목 등으로 반정부 시위 참여자와 시민들을 무차별 공격한 사건이다. 당시 시민 수십명이 다쳤다. 

 

재판 과정에서 람 전 의원은 당시 현역 의원으로서 시민을 보호하고 중재 역할을 하기 위해 현장으로 갔다고 호소했다. 또 흰옷 남성들에게 공격받아 피투성이가 됐으며 머리와 얼굴, 팔, 손목 등을 16∼18바늘 꿰매야 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스탠리 찬 판사는 람 전 의원이 정치적 이익을 얻고 반대 세력을 공격하고자 현장에 간 것이라며 유죄로 판단했다. 찬 판사는 “그의 목적은 흰옷을 입은 사람들과 감정적 대립을 유발하고 불길을 부채질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피고인 6명도 정당방위 등을 이유로 무죄라고 주장했으나 찬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찬 판사는 사건 당일 경찰의 늑장 출동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주장과 관련해 “상대 세력을 도발하는 행위나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한 데 대한 변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홍콩경찰은 최초 신고 접수 후 35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다. 게다가 경찰 지휘관이 백색테러 용의자들을 격려하는 모습까지 목격돼 논란이 일면서 시위가 격화했다. 경찰은 흰색옷 용의자 10여명을 체포했는데 일부는 폭력조직원으로 밝혀졌다.

 

2020년 8월 홍콩 서부구룡치안법원에서 람척팅 당시 홍콩 민주당 입법회 의원이 전년도 반정부 시위로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나고 있다. 홍콩=로이터연합뉴스

2019년 홍콩을 휩쓴 대규모 반정부 시위는 범죄인을 중국 본토로 보내 재판받게 하는 ‘범죄인 송환법’ 추진으로 촉발됐다. 거센 반대시위에 홍콩 정부는 법안을 철회했지만 시위는 6개월 넘게 이어졌다.

 

이에 중국 정부가 이듬해 6월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 시위에 참여했던 민주화 활동가들을 구속·기소하면서 홍콩에서는 집회·시위를 보기 힘들어졌다.

 

람 전 의원 등 피고인 7명의 형량 선고는 내년 2월 27일로 예정됐다. 이들은 최대 징역 7년에 처해질 수 있다. 람 전 의원은 지난달 대규모 국가보안법 재판에서 징역 6년 9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홍콩고등법원은 지난달 19일 전직 야당 의원과 민주화 활동가 등 45명에게 국가정권 전복 혐의로 징역 4∼10년을 선고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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