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며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됐지만 이로 인해 국민께서 불안해하시거나 사회질서가 어지럽혀지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각 정부부처에 긴급지시를 내렸다.
국무총리실은 한 총리가 이날 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직후 전 부처와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긴급지시를 시달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안보 분야와 관련해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에게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에 추호의 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군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모든 위기상황에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김명수 합참의장에게는 “북한이 국내 상황을 안보 취약시기로 판단해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북한이 오판해 무모한 도발을 감행하지 못하도록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확고한 안보태세를 견지할 것”을 지시했다.
외교 분야와 관련해서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고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일본·중국 등 주요국과의 긴밀한 소통채널을 유지하며, 재외공관을 통해 우리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고 국가 간 교류·교역에도 전혀 지장이 없을 것임을 적극 알릴 것”을 당부했다.
탄핵 정국에서 사회질서에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에게는 “혼란한 분위기를 틈타 범죄행위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치안 질서를 확립할 것”을 지시했다. 고 직무대행에게 “어수선한 시기 각종 재난·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전 지자체와 함께 재난대응체계를 철저히 유지해달라”고도 전했다.
한 총리는 “우리 기업과 국민 개개인이 언제 어떤 경우에도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일이 없도록 모든 공직자들이 제 자리를 지키며 맡은 바 소임을 다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정치 상황이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경제팀이 긴밀히 공조해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지속 가동하고 필요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적기 가동할 것”을 지시하며 “우리 기업과 민생경제를 지원할 방안을 지속 강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겨울철 비상진료대책, 설 연휴 응급의료 대책 등 비상진료체계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복지 사각지대가 없도록 취약계층 서비스 전달에 신경 써 줄 것”을 지시했다.
정부는 이날 저녁 한 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경제·안보·사회 등 분야별로 당면 현안을 점검한 뒤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전환 이후의 국정 운영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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