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전략적 차원의 제안”
추미애 “탄핵 후 별도 개헌논의 할 수 있어”
일각에선 “권성동에 진정성 있다” 평도
우상호 “2025년 상반기 내 개헌 불가능
국회 개헌특위 통한 논의는 가능해”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상견례 자리에서 개헌 필요성을 제기했다.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인 대통령제를 좀 더 많은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고 상생과 협력을 할 수 있는 제도로의 변경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다.
민주당은 권 대행의 개헌 주장이 사실상 ‘탄핵 보이콧’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 파면 후 개헌 논의를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단 취지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도 권 대행의 개헌 언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있다. 윤 대통령 파면 여부에 얽매이지 말고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국회에 개헌 전담기구를 둬 논의에 시동을 걸 필요는 있다는 것이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19일 MBC 라디오에서 권 대행의 개헌 언급에 대해 “느닷없는 얘기”라며 “지금 진행되고 있는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 또는 탄핵 심판을 지연시키기 위한 전략적 차원의 제안이 아닌가 생각한다. 시선 돌리기”라고 규정했다.
정 의원은 윤 대통령 파면 이후 치뤄질 조기 대선에서 개헌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면일부터 60일 안에 대통령 선거를 해야 되기 떄문에 그 안에 개헌이라고 하는 중차대한 문제가 결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번 대선 과정에서 87년 헌법 체제에 대한 전반적, 반성적 고찰이 있어야 되지 않겠나”라며 "대선 과정에서 (개헌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 여야 대선 후보들이 다 공약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권 대행이 제안한 개헌 논의에 대해 “지금 탄핵에 협조하기 싫으니까 보이콧하는 차원에서 개헌을 꺼낸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개헌 필요성도 모두 공감하기 때문에 그건 별도로, 빨리 탄핵을 하고 나면 별도로 개헌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우상호 전 의원은 권 대행의 제안에 ‘진정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권 대행이 사실 꼭 이 사건 생기기 이전부터 개헌론자였다. 그 분 주장에 일관성이 있다”고 평했다. 다만 윤 대통령 파면 후 조기 대선 전까지 개헌 논의를 마무리짓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 이내에 여야가 합의해서 국민투표를 부쳐서 다음 대통령 선거와 함께 진행한다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우 의원은 “이번에 충격적 사건을 연이어 경험하면서 대통령제의 부분적 변화가 필요한 건 아닌가라는 어떤 구조적 문제에 대한 공감대는 많이 넓혀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 문제를 정략적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국회 개헌특위를 바로 구성하고 우원식 의장 주도로 개헌특위에 여야 동수로 참여해서 과거보다 한결 진지하게 논의를 시작한다는 정도만 합의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 입장에서도 지난번 대선 때 개헌 문제를 검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불리 문제가 아니라 다음 대통령부터 적용한다는 전제 아래 좀 진지하게 논의하고 서로 열고 합의할 수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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