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함영주 회장, 연임 도전해도 70세룰 적용 안 받겠다고 할 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기 만료 전 하나금융의 이사 정년 관련 내규를 변경한 것을 두고 “본인(함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게 되면 본인에 대해서는 자기가 규정에 적용을 안 받겠다고 하실 분”이라고 말했다. 함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게 되면 스스로 논란을 피해가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원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주택건설회관에서 건설·부동산업계와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70세 임원의 연령제한 규정은 다른 금융회사 경우와 (회장이) 취임한 이후 적어도 3년 정도 기간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하에 취임을 기점으로 조정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아직 함 회장이 연임 도전을 할지 안할지는 공개적으로 확인이 안 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함 회장의 품성과 특성을 비춰보면 혹여 (연임에) 도전하게 되면 본인에 대해서는 자기가 규정 적용을 안 받겠다고 하실 분”이라고 덧붙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주택건설회관에서 건설업계 및 부동산시장 전문가 간담회를 마치고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원장은 DGB금융지주가 김태오 전 회장의 연임 걸림돌이었던 대표(CEO) 선임 연령제한을 만 70세로 확대하려고 하자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린 이후 연임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꾸는 것은 축구 경기가 시작됐는데 도중에 룰을 깨고 게임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원장은 당시와 차이에 대해 “DGB 같은 경우 (김 전 회장이) 연임을 선언하는 과정에서 규정을 바꾸다보니 시장에 우려가 있었다”며 “함 회장은 연임 도전을 할지 명확히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연임 내지 중임이 불가하다는 입장보다 그간의 성과에 대한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체계가 마련 돼야되는 것”이라며 “하나금융뿐 아니라 여러 금융지주가 그런 부분을 고려해 절차를 진행하실 거라 믿고 셀프연임 등 비판을 받을 형태로 안하실 거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나금융 이사회는 함 회장의 내년 3월 말 임기를 약 4달 남긴 시점인 지난 2일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개정해 ‘만 70세 정년 제한’ 규정을 완화했다. 이에 따라 현재 만 68세인 함 회장은 연임에 성공할 경우 3년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게 됐다.

안승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