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2024~2025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20일 수원체육관. 이날은 원래 흥국생명의 여자부 역대 최다연승 신기록(16연승) 도전 경기가 될 수 있었다. 지난 10월19일 현대건설과의 시즌 개막전 3-1 승리를 시작으로 흥국생명은 개막 후 14연승을 달렸다. 2007~2008시즌 세운 팀 역대 최다연승 기록(13연승)을 넘어섰지만, 15연승 도전 경기였던 지난 17일 정관장전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하면서 흥국생명의 무패행진은 깨졌다. 공교롭게도 여자부 역대 최다연승 기록은 2021~2022, 2022~2023시즌에 현대건설이 두 차례 작성한 15연승. 흥국생명이 지난 정관장전을 승리했다면 기록 보유팀과 이를 깨뜨리려는 도전팀 간의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제 흥국생명의 처지는 연패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 강팀의 조건 중 하나는 연승보다는 연패를 당하지 않는 것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흥국생명은 승점 40, 14승1패로 현대건설(승점 34, 11승4패)로 승점 6 차이로 앞서있다. ‘승점 6’짜리 경기인 이날 0-3 혹은 1-3으로 패한다면 두 팀 간의 승점 차는 3까지 줄어들 수 있다.
게다가 지난 정관장전에서 다니엘레 투리노 코치가 고희진 감독을 향해 코트를 넘어가 뒷짐을 지고 엉덩이를 쭉 빼고 고개를 내밀며 조롱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이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기도 했다.
이래저래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 경기 전 인터뷰에 들어선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이탈리아) 감독은 “흥국생명 코칭스태프의 수장으로서 다니엘레 코치의 행동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상대 감독에게도 사과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경기 중 상대 코트를 넘어가면 안 된다. 경기 끝나고 곧바로 다니엘레 코치에게 얘기를 했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정관장전은 여러 모로 흥국생명에게 상처를 남겼다. 아포짓 스파이커 투트쿠 부르주(튀르키예)가 4세트 막판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본단자 감독은 “투트쿠 상태가 좋지 않다. 정확하게 얼마나 못 뛴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며칠 더 지켜봐야 한다. 오늘 경기를 포함해 최소 몇 경기는 뛰지 못한다”라면서 “올 시즌 시작이 좋았지만, 이제 고비가 시작됐다. 투트쿠의 부상과 결장이 다른 선수들의 성장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투트쿠의 자리를 메울 후보는 김다은, 문지윤 그리고 GS칼텍스와의 트레이드로 팀에 최근 합류한 문지윤이다. 아본단자 감독은 “이틀 전에 경기를 치렀다보니 현재 시스템을 바꿀 연습을 할 시간이 없었다. 투트쿠 자리에 세 선수를 번갈아 기용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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