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임식 전날 1∼2분여 간 통화
김 여사 “잘 될 것” 明 다독이기도
尹부부 공천 개입 의혹 뒷받침 정황
明, ‘정자법 위반’ 첫 재판 혐의 부인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황금폰’을 포렌식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짙은 공천 개입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현 차장검사)은 명씨의 휴대전화 3대와 USB 1개를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공천 개입 정황을 보다 뒷받침할 만한 정황을 포착했다.
명씨는 윤 대통령 취임식 하루 전날인 2022년 5월9일 오전 10시쯤 윤 대통령과 2분30초, 30여 분 뒤에 김건희 여사와 1분간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건의 통화 모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에 관한 논의가 핵심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통화 다음날 김 전 의원은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경남 창원의창구 공천을 받았다.
명씨와 통화한 윤 대통령은 수 차례 윤상현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의 이름을 언급하며 “윤상현이한테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명씨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씨가 “제가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대통령님”이라고 말한 사이의 미공개 대화 내용이다. 명씨도 당시 박완수 전 의원과 이준석 대표, 윤상현 위원장 모두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찬성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동안 윤 대통령이 김 전 의원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됐지만 검찰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윤 대통령 육성을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과의 전화를 끊은 뒤 명씨는 김 여사와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김 여사는 “당선인이 (김영선 공천 관련) 지금 전화했다. 잘 될 거다”는 취지로 명씨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선 후보 시절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 주고받은 카카오톡과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시지가 오간 시점은 대선 전후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날 창원지법에서는 명씨와 김 전 의원 등 5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명씨는 김 전 의원으로부터 받은 돈은 급여이거나 선거비용 대납분을 상환 받은 것이며, 정치인이 아닌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는 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또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경북·대구지역 정치인들로부터 2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돈을 받은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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