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지지율 19% 한동훈 18.8%
홍준표·원희룡·나경원·유승민 順
吳 “서울시장 두 번 사퇴는 부담
역할 요구 목소리 있어 고민 깊어”
대권 출사표 진전된 시그널 주목
洪 “장 섰는데 장돌뱅이 안 나가나”
유승민·안철수, 대선 전망 신중론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전제로 한 조기 대통령 선거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지만, 확고한 ‘원톱’이 없는 보수 진영 대권 주자들의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계엄·탄핵 사태를 겪으며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1강 체제’가 막을 내리고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모양새다.
26일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23∼24일 여당 지지층 307명을 대상으로 범여권 대권 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19.0%, 한 전 대표가 18.8%, 홍준표 대구시장이 17.4%,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4.4%로 집계됐다.
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4.2%, 안철수 의원이 3.8%로 뒤를 이었다. ‘없다’는 응답도 8.8%, ‘기타·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8.6%에 달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차범위 내 지지율 1위에 오른 오 시장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조기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중도에 (서울시장을) 사퇴한 전력이 있는 제가 다시 또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은 사실 상당히 부담이고 유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면서도 “4선 서울시장의 소중한 경험, 공인으로서의 경험을 좀 더 큰 단위의 나라에서 써야 된다는 요구도 분명히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개의 큰 요구와 책임감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이 깊다. 지혜롭게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오 시장이 대권 도전 가능성을 부인하거나 ‘반반’ 정도의 원론적 입장을 보였던 것에 비해 진전된 입장이란 분석이 나온다. 오 시장이 막판 탄핵 찬성 입장으로 선회하고, 이날도 “당당하려면 헌법재판관을 임명해야 한다”, “윤 대통령도 수사에 신속하고 당당하게 임해야 한다”면서 당의 입장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도 중도층 민심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따라붙는다.
현재까지 조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공식화한 보수 진영 주자는 홍 시장과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다. 홍 시장은 이날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이 섰는데 장돌뱅이가 장에 안 나가나”라며 조기 대선뿐 아니라 모든 경우를 상정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다룰 사람은 우리 당에 나밖에 없을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하고 맞짱뜰 사람도 대한민국에 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홍 시장은 그동안 보수 지지층 결집을 노리며 잠재적 경쟁자들을 향한 견제구를 날려 왔다. 홍 시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둘 다 자기 주군의 탄핵을 초래한 배신자일 뿐”이라며 유 전 의원과 한 전 대표를 동시에 저격했다.
이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이번 대선은 제가 그때(국민의힘 탈당) 한 약속들을 지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줄 기회”라면서 국민의힘과 단일화 없는 대선 완주 의지를 강조했다. 다만 1985년 3월31일생으로 만 39세인 이 의원은 만 40세가 되는 내년 4월 이후에 대선이 치러져야 대선 출마가 가능하다.
다른 주자들은 비교적 ‘로 키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이 상황에서 누구든 손들고 출마하겠다고 조기 대선을 전제로 말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했고, 안 의원도 “판결이 어떻게 날지 모른다”면서 출마 가능성에 대한 답을 피했다. 원 전 장관과 지난 16일 사퇴한 한 전 대표 역시 공식 활동을 하지 않는 상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여권 후보들은 노골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으니 대선 후보 경선에서 룰을 만들어가기 위한 존재감만 조금씩 드러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본선에서는 유 전 의원이나 안 의원이 경쟁력이 높겠지만, 당내 경선에서 민심을 거스를 확률이 높다”면서 “민심과 당심이 다른 국민의힘과 보수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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