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배기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30대 부부가 의사의 신고로 적발됐다.
대전경찰청은 26일 A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A씨의 아내 B(30대)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 부부는 지난 16일 오전 대전 서구 탄방동 자기 집에서 딸 C(2)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부부는 이날 오전 1시 6분쯤 “아기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119에 신고했다. C양은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으나 9시간 40분 만인 이날 오전 10시 48분쯤 사망했다.
C양을 진료한 의료진은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등을 토대로 이튿날 A씨 부부를 긴급 체포했다.
국과수는 부검 후 “C양이 두개골 골절에 따른 뇌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에 통보했다.
C양은 미숙아로 태어나 오랜 기간 병원 신세를 졌고, 퇴원 후에는 집에서 복부에 ‘위루관’을 삽입한 상태로 생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루관’은 입으로 음식을 먹거나 마시기 어려운 환자를 위해 위나 소장에 삽입하는 튜브다.
경찰은 A씨 부부가 C양이 병원에서 퇴원한 지난 10월 이후 지속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학대 사실을 인정하고 ‘육아 스트레스’ 등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부부는 C양이 사망하기 전 입양 기관과 구청 등에 병원 치료비 부담을 호소하면서 입양을 문의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부부는 일정한 소득이 있는 일반적인 가정으로 복지 대상자는 아니었다.
이들은 C양 외에 3명의 자녀에게 ‘접근 금지’ 명령이 떨어져 분리 조치됐다. 아이들은 현재 조부모가 돌보고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