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주말 서울 남태령에서 벌어진 '트랙터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을 비하한 커뮤니티 게시글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해당 글은 작성자가 경찰관으로 추정되면서 비판 여론이 거셌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앞선 21일 남태령 시위에 참여한 2030세대 여성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블라인드 게시글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고 26일 밝혔다.
앞선 2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요즘 어린 여자애들 왜 이렇게 정신머리가 없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경찰청 소속 직원으로 추정되는 A 씨는 "진작에 금지 통고해 놓은 무차별적 트랙터 상경에 차 벽 세워서 무대응하며 막아놓으니까 트랙터 끌고 경찰 버스 박아버리고 인도까지 올라타서 무방비 상태인 우리 직원들한테까지 돌진하는 범죄자 농민들을 옹호하는 뇌에 우동사리 든 X들은 대체 무슨 생각이냐"라고 말했다.
이어 "힘없는 농민을 무식한 경찰이 과격하게 진압한다고 여초 사이트, 좌파 전문 시위꾼들에 선동당해서 우르르 쏟아져 나와서 이 날씨에 새벽부터 나와서 12시간이 넘게 고생하는 우리 젊은 직원들은 대체 무슨 고생이냐"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아무나 잡고 '양곡관리법이 뭐냐'고 물어보면 제대로 대답이나 하는 X들이 있을까? 지휘부들도 답답하다. 유럽이었으면 머리에 총알구멍 뚫어버렸을 텐데. 아직도 전 도로 점거하고 길바닥에서 징징대는 거 받아주는 게 정상이냐. 대한민국 공권력 뭐 같다"라고 덧붙였다.
시민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의 극언은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블라인드 글에 대해 "아무리 익명게시판이라도 작성자가 경찰로 추정되니 확인하고 조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청장 직무대리를 맡은 이호영 차장은 "책임지고 파헤쳐 보겠다. 경찰관이면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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