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승무원 병원 이송 뒤 “어떻게 된 일인가요”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 생존자 남녀 승무원 2명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사고에서 유일한 생존자는 남자(22) 승무원과 여자(25) 승무원 단 2명으로만 밝혀졌다.

사고 직후 극적으로 생존한 승무원 이모씨는 병원으로 후송된 뒤 ‘어디가 아프냐’는 의사의 첫 질문에 “어떻게 된 일인가요”라며 되레 이렇게 말했다.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에서 구조된 승무원이 소방대원들에 의해 목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목포 한국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이씨는 자신의 상태를 전하기보다 사고 당시 상황을 순간 잊은 듯 오히려 먼저 되물었다고 진료했던 의사는 전했다. 이씨는 이어 “내가 여기에 왜 오게 된 것이냐”고도 물었다고 한다.

이 승무원은 도착을 앞두고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고 비행기가 다 착륙한 것 같았는데, 이후는 기억이 없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사실상 패닉에 가까운 상황일 텐데 여객기나 승객의 안전을 걱정해서 그런 말부터 나온 것이 아니었겠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여객기 후미 쪽에서 승객 서비스를 맡았던 이씨는 왼쪽 어깨 골절과 머리 등을 다쳤으나 의식이 뚜렷한 상황이다. 맥박은 정상이며 보행도 가능하다고 병원 측은 진단했다.

이씨는 가족의 요청에 따라 이날 중으로 서울 지역 병원으로 이송될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구조된 20대 여성도 목포 중앙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이날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에 탑승한 175명과 나머지 승무원 4명 등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무안공항 사고 현장에는 임시영안소가 설치돼 오후 1시20분 현재 94명의 사망자가 안치됐다.

무안=김선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