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주름 잡았던 추신수 배트 내려놔
김강민·‘고무팔’ 정우람도 유니폼 벗어
런던올림픽 銅 주역 박주영·구자철 은퇴
V리그 정대영 등 원년 멤버들도 고별
부상 이정후·김하성·조규성은 복귀 별러
스포츠에서는 매년 팬들을 열광케 하는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다. 아울러 스포츠 팬들은 매년 그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응원을 보냈던 스타 선수와의 슬픈 이별도 맞이해야 한다. 2024년은 유독 한국 스포츠 각 종목에서 한 획을 그었던 굵직한 스타급 선수들의 은퇴가 많았던 한 해로 기억될 듯하다. 또 큰 기대를 받았지만 부상으로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눈물을 삼킨 선수들도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프로야구에서는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로 손꼽히는 ‘추추트레인’ 추신수(42)가 2024년을 끝으로 방망이를 내려놓았다. 2000년 혈혈단신으로 태평양을 건넌 추신수는 2005년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했고, 2008년부터 풀타임 빅리거로 자리 잡으며 2020년까지 활약했다. MLB 통산 1652경기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를 기록하며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등장 전 아시아 최고 타자로 활약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3할-20홈런-20도루(2009), 통산 세 번의 20홈런-20도루(2009, 2010, 2013), 단일 시즌 52경기 연속 출루(2018) 등 굵직한 기록도 남겼다. 2021년부터 KBO리그 SSG에서 뛴 3년간 추신수는 최고령 20홈런-20도루(2021) 등 각종 최고령 기록을 작성했고, 내년 시즌부터는 SSG의 구단주 보좌역 겸 육성총괄로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다.
KBO리그 투수 역사상 최다경기(1005경기)에 등판한 ‘고무팔’ 정우람(39)도 2024년에 현역에서 물러났다. 지난 9월29일 열린 은퇴식에서 프로 데뷔 첫 선발투수로 등판해 공 1개를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1005경기는 단일리그 기준으로 아시아 투수 최다기록이기도 하다. 통산 64승 47패 197세이브 145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한 정우람은 정대현 삼성 코치(106세이브-121홀드)와 더불어 유이하게 100세이브-100홀드를 기록한 투수였다. 그밖에 김강민(42), 박경수(40), 김재호(39)도 정든 유니폼을 벗었다.
한국 축구의 길이 남을 쾌거로 기억되는 2012 런던 올림픽. 일본과의 3·4위 결정전에서 결승골과 쐐기골을 넣으며 동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한 박주영(39), 구자철(35)이 2024년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났다. 청소년 대표 시절 ‘천재 스트라이커’라는 평가를 받으며 한국 축구에 혜성같이 등장한 박주영은 K리그를 거쳐 프랑스, 잉글랜드 등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다 2015년 K리그로 돌아왔다. 지난 11월23일 수원FC와의 K리그1 최종전에서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뒤 은퇴했다. 구자철은 분데스리가에서만 12시즌을 뛰었다. 임대 포함 6시즌을 뛴 FC 아우크스부르크에서는 구단 역대 레전드 11에 선정되기도 했다. 카타르 리그를 거쳐 2022년 데뷔팀인 제주 유나이티드로 돌아왔다. 국가대표로도 2014 브라질 월드컵 주장을 맡기도 했다.
2005년 출범해 올해 출범 20주년을 맞은 프로배구에서는 원년부터 V리그의 역사를 함께 했던 전설들이 유난히 많이 유니폼을 벗었다. 남자부에서는 역대 득점 1위(6623점) 보유자인 박철우(39)가 현역에서 물러나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디그 1위(5219개), 리시브 정확 1위(8005개) 등 역대 최고의 리베로로 활약한 여오현(46)도 플레잉 코치 생활을 그만두고 늦깎이 은퇴식을 치른 뒤 IBK기업은행 수석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여자부 최고령 선수였던 정대영(43)도 실업, 프로를 합쳐 25시즌 간의 선수생활을 마쳤다. 2010년 출산을 하고 한 시즌 뒤에 복귀해 ‘엄마 선수’로도 정상급 활약을 이어나가며 귀감이 됐다. 여자부 역대 최고의 리베로로 손꼽히는 또 다른 ‘엄마 선수’ 김해란(40)도 2023~2024시즌을 끝으로 배구공을 내려놨다. 아웃사이드 히터와 미들 블로커로 모두 정상급 선수로 활약한 한송이(40)도 원년부터 뛰었던 V리그를 떠났다.
2024시즌 개막 전 타격왕 후보로 지목받으며 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성한 이정후(26)는 부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5월 중순까지 37경기 출전해 타율 0.262, 2홈런, 8타점을 기록한 뒤 어깨를 다쳐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배지환(25) 역시 부상으로 마이너리그를 오갔다. 자유계약선수(FA)를 맞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9) 역시 시즌 중 수술을 받아 내년 초 복귀가 가능한 상태다.
축구에선 덴마크 미트윌란 조규성(26)이 무릎 수술로 올 시즌 출전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튀르키예 알라니아스포르에서 뛰는 황의조(32)는 불법촬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황의조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선고는 내년 2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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