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롯데 vs 신세계, ‘양대 산맥’의 자존심 대결 펼쳐진다

입력 : 2024-12-30 08:00:00 수정 : 2024-12-30 07:08:1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매출 1위’ 경쟁 치열…업계 관심 집중

40년 넘게 국내 백화점 업계의 왕좌를 지켜온 롯데백화점과 한국 최초의 백화점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신세계백화점 간의 매출 1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롯데백화점의 실적이 주춤한 사이 신세계백화점이 바짝 뒤쫓으며 경쟁 구도가 한층 격화되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백화점의 거래액은 13조743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아웃렛 등을 제외한 순수 국내 백화점 부문 거래액이다. 신세계백화점의 거래액은 12조2393억 원으로 2위를 차지했으며, 현대백화점(9조6161억 원), 갤러리아백화점(2조9093억 원), AK백화점(1조2057억 원)이 뒤를 이었다.

 

롯데백화점은 국내 5대 백화점의 전체 거래액에서 34.6%를 차지하며 신세계백화점(30.8%)보다 3.8%포인트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양사의 격차는 매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2021년 6.3%포인트에서 2022년 5.4%포인트, 2023년에는 3.8%포인트로 격차가 좁혀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롯데와 신세계 간의 거래액 격차는 더욱 줄어들었다. 롯데백화점의 거래액은 6조8462억 원(34.6%), 신세계백화점은 6조1093억 원(31.3%)으로 격차가 3.3%포인트에 불과했다. 하반기에도 패션 매출 부진, 소비 침체, 고환율 등 다양한 변수 속에서 격차가 2%대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이르면 2년 내에 백화점 1위 자리가 뒤바뀔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의 저성과 점포 구조조정이 순위 변동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실적이 저조하거나 성장 가능성이 낮은 지방 점포를 중심으로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거래액 1500억 원 안팎의 하위 10여 개 점포를 대상으로 매각, 폐점 또는 사업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지난 6월, 실적이 가장 낮은 마산점을 폐점하며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점포 구조조정의 속도에 따라 롯데와 신세계 간 거래액 격차는 더 빠르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롯데가 1위 자리를 방어하려는 움직임과 신세계의 공격적 전략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세계는 VIP 고객층의 ‘록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프리미엄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국내 단일 점포 최초로 2년 연속 거래액 3조 원을 돌파한 강남점을 중심으로 주요 거점 점포의 고급화와 차별화를 강화하고 있다. 부산(센텀시티), 대구, 광주, 대전 등 주요 대도시에서 1위 점포를 보유하며 지역별 우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롯데는 이에 맞서 백화점과 쇼핑몰의 경계를 허문 미래형 점포 ‘타임빌라스(TIMEVILLAS)’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 10월, 타임빌라스로 재단장한 수원점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13개의 타임빌라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잠실점을 단일 점포 최초로 2027년까지 거래액 4조 원 달성을 목표로 설정하며 ‘쇼핑 1번지’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와 신세계의 백화점 순위 경쟁은 단순히 매출 경쟁을 넘어 그룹 간 자존심 싸움으로도 해석된다. 신세계백화점은 한국 근대 백화점의 효시로, 1930년 미쓰코시 백화점 경성점으로 출발해 1963년 삼성그룹에 인수되며 신세계 명동본점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롯데백화점이 1979년 서울 소공동에서 본점 영업을 시작하며 시장 주도권을 가져갔다. 적극적인 출점 전략을 통해 롯데는 현재까지 거래액 1위를 지켜왔다.

 

현재 롯데는 31개 점포를 운영하며 신세계(13개)와 현대백화점(16개)을 압도하는 점포 수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신세계는 프리미엄 전략과 지역별 점포 강화를 통해 만년 2위의 설움을 씻어내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한국 유통산업을 대표하는 두 기업 간의 백화점 순위 경쟁은 앞으로도 소비자와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르세라핌 허윤진 '매력적인 눈빛'
  • 르세라핌 허윤진 '매력적인 눈빛'
  • 르세라핌 홍은채 '여신 미소'
  • 김혜수 '천사 미소'
  • 이세영 '하트 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