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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 생긴 것 같아서”…성탄절 처음 본 여학생 살해한 10대男 첫 진술

입력 : 2024-12-30 14:01:44 수정 : 2024-12-30 14: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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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휘발유 챙겨 원주→사천…‘계획범행’ 확인
경찰, 살인 혐의 구속…범행 동기 추가 조사 중
지난 25일 오후 경남 사천시 사천읍 한 도로에서 10대 남성이 또래 여학생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뉴스1

 

온라인 채팅을 통해 알게 된 또래 여학생을 성탄절 당일 처음 만나 살해한 10대 남성이 “남자친구가 생긴 것 같아 범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이 남성을 구속하고 추가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남경찰청은 지난 25일 오후 8시50분쯤 경남 사천의 한 아파트 입구에서 또래 여학생에게 흉기를 수차례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10대 A군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당초 A군은 범행 직후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 외에 동기를 함구했으나, 경찰 조사 결과 10대 B양의 이성 관계를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B양이 남자친구가 생긴 것 같았고, 나 외에 다른 이성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 너무 싫었다”며 “B양을 살해하고 (휘발유 등으로) 나도 죽으려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1년 전 학교를 자퇴한 A군은 B양과 4년 전부터 오픈 단체 채팅방을 통해 알게 됐다. 별다른 주제가 없는 단순 채팅 목적인 해당 단체방에서 대화를 나누던 이들은 올해 초부터 다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1대1 대화를 이어가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확인됐다.

 

A군은 지난 4월부터 B양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이상하고 남자가 생겼다고 느끼며, 범행하기로 마음먹었다. A군은 4월과 9월 등에 흉기와 휘발유를 인터넷과 동네 가게에서 미리 구매하는 등 수개월간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특히 범행 10여일 전 B양에게 성탄절에 만나자고 제안하면서 주소를 물어 B양 거주지를 확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시 조력자는 없었다.

 

그는 범행 당일 자신이 거주하는 강원도 원주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B양 동네를 찾았고, B양에게 “줄 것이 있다”며 불러 범행을 저질렀다. 목과 복부 곳곳에 자상을 입은 B양은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A군도 범행 후 자해해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휘발유는 A군이 범행 후 분신을 시도하기 위해 챙겼던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동기가 석연치 않다고 판단한 경찰은 A군에 대한 정신 병력 확인, 휴대전화 포렌식, 심리 면담 등을 통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보강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온라인 채팅 앱 등을 통해 만난 여성을 살해한 사건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엔 울산에서 채팅 앱으로 만난 여성과 다투다 흉기로 찔러 살해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17년이 선고된 바 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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