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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반려동물 사료 영양 표준화’ 첫발을 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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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2-30 23:06:41 수정 : 2024-12-30 23: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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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이펫의 이중생활’에서는 반려동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인간이 보지 못하는 그들의 독특한 일상과 개성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반려동물을 단순히 귀여운 존재로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과 깊은 교감을 하는 가족의 일원으로 그려낸다. 현실에서도 반려동물은 더 이상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 잡았다. 더불어 이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사료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국립축산과학원은 국내 최초로 개와 고양이를 위한 반려동물 사료 영양표준을 만들어 반려동물 사료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국내 영양표준 제정 과정에서 국내외 관련 연구 결과를 수집하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영양 기준과 비교하며 우리나라 실정에 적합한 기준을 설계했다. 또한 업계, 학계,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해 설계안을 보완하고, 동물별·성장 단계별 권장 영양소 기준을 설정했다. 이와 함께 영양소 이용성, 대사 에너지 산출법, 소화율 예측 시험법 등 사료 생산 및 평가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임기순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원장

국내 영양표준은 반려동물의 생리적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동물 종과 성장 단계별로 필요한 사료 영양소 권장량을 제시한 지침이다. 다 자란 개의 경우 38종, 강아지와 번식기 암캐는 40종, 다 자란 고양이는 41종, 새끼 고양이와 번식기 암고양이는 43종의 권장 영양소 기준이 설정됐다. 미국사료관리협회(AAFCO)와 유럽펫푸드산업연합(FEDIAF)에서 제시하는 국제 기준과 마찬가지로 산업적 활용을 목적으로 지난 10월 우리나라 환경과 실정에 맞게 설정됐다.

국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수는 2012년 364만가구에서 2022년 602만가구로 늘었다. 반려동물의 건강과 직결된 사료 시장 역시 2022년 1조8000억원 규모에서 2032년에는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 등과 달리 사료 제품 제작 및 등록, 그리고 유통되는 과정에 적용할 명확한 영양 기준이 없었다. 이번 영양표준 제정을 통해 반려동물의 건강을 증진하고 사료 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사료 영양표준은 ‘완전 사료’의 개념과 기준을 제시해, 사료 생산자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균형 잡힌 사료를 생산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완전 사료는 별도의 영양 공급 없이도 반려동물의 성장 단계별 영양소 요구량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을 말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개·고양이 사료 표시 기준을 마련하고, 국내 영양표준을 충족해야 완전 사료로 표시할 수 있도록 규정할 예정이다. 사료 생산자가 반려동물의 생애주기별 요구와 권장 영양소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기울여 향상된 품질의 사료를 시중에 유통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더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이번 사료 영양표준 제정은 초판에 그치지 않고, 동물별·생애주기별 영양 생리 연구를 지속해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반영한 영양표준 개정 작업을 주기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사료의 품질과 신뢰를 더욱 높이고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다.

반려동물 사료 영양표준은 단순히 한 권의 지침서를 넘어, 사료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이 영양표준이 국내 반려동물 사료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국산 사료가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임기순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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