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참사 기종 또 이상 신호 회항, 정밀 전수조사로 사고 막아야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4-12-30 23:08:09 수정 : 2024-12-30 23:08:1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제주항공의 같은 기종인 보잉 737-800(B737-800)이 회항하는 일이 벌어졌다. 어제 오전 6시 37분 김포공항을 출발한 제주행 제주항공 여객기는 이륙 직후 랜딩기어 이상 신호로 약 50분 만에 김포공항으로 되돌아왔다. 랜딩기어는 무안 참사의 사고원인으로 지목된 부품이다. 다행히 별도 추가 조치를 통해 정상 작동돼 김포공항에 착륙할 수 있었지만 제2, 3의 항공기 사고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에서 운항 중인 사고기 기종은 총 101대로 저비용항공사(LCC)가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항공기 가동률이 국내에서 가장 높은데 무리한 운항과 부실 정비 등 안전불감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사고기는 이틀간 8개 공항을 13차례나 운항했고 시동꺼짐현상이 있었다는 증언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제주항공에 항공안전감독관을 급파해 보잉 737-800기종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이참에 LCC 업체의 전반적인 실태 점검도 해야 할 것이다.

여객기 참사 원인과 관련해 조류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이 엔진고장과 랜딩기어 미작동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무안공항은 조류 충돌비율이 전국 14개 지방공항 중 가장 높다. 인근에 철새 1만2000여마리가 서식하면서 비행기 1만편이 오갈 때 조류충돌이 9번꼴로 발생했다고 한다. 폭음기·경보기·레이저 등 조류충돌 예방장치가 제대로 설치·작동됐는지 의문이다. 짧은 활주로와 콘크리트 둔덕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설계상 결함이나 안전규정 위반을 조사해 문제가 드러나면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무안공항은 2007년 개항 때부터 이용객이 없어 ‘고추 말리는 공항’이라 불릴 정도로 논란이 많았다. 다른 지방공항도 정밀한 수요 예측 없이 선거공약이나 정치논리에 편승해 건설되기 일쑤다. 차제에 지방공항 전체에 대한 정밀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정부는 이미 사고현장에서 음성·비행기록을 담은 블랙박스 2종을 수거했다. 하지만 블랙박스 일부가 훼손돼 자료해독 등에 최소 한 달 이상 걸린다고 한다. 이 와중에 유튜브 등 인터넷에는 이번 참사를 무속이나 탄핵정국, 북한 등과 연결짓는 황당한 음모론이 들끓고 있다. 사회불안을 키우는 독버섯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괴담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사실관계를 신속·투명하게 밝히고 생산·유포자도 엄히 처벌해야 할 것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유다인 ‘매력적인 미소’
  • 유다인 ‘매력적인 미소’
  • 황우슬혜 '매력적인 미소'
  • 안유진 '아찔한 미모'
  • 르세라핌 카즈하 '러블리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