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위로 전역할 때까지 6년간 해군 복무
미국 해군사관학교 홈페이지에는 자랑스러운 동문들을 기리는 코너가 있다. 1순위는 지난 29일(현지시간) 100세를 일기로 타계한 지미 카터(1977∼1981년 재임) 전 대통령이다. 미국에 해사 출신 대통령은 카터 한 명뿐이다. 해사의 라이벌인 육사는 율리시스 그랜트(1869∼1877년 재임)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1953∼1961년 재임)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바 있다.
카터의 별세에 미 해군, 특히 그의 모교인 해사가 슬픔에 빠졌다. 이베트 데이비즈 해사 교장(중장)은 30일 해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글에서 “지미 카터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1947년 해사 졸업생인 카터 대통령은 우리 학교가 배출한 가장 저명한 졸업생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사에서 미국 대통령직을 맡은 유일한 졸업생인 카터 대통령의 유산은 미국 지도자를 양성하는 우리의 사명을 보여주는 더할 나위 없는 사례”라고 고인을 치켜세웠다.
1855년 해사 개교 이래 첫 여성 교장인 데이비즈는 “해사 가족 전체를 대표하여 카터 대통령의 유족과 지인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카터 대통령의 특별한 모범과 조국을 위한 평생의 봉사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추모의 글을 끝맺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해사에 입학한 카터는 전쟁 기간 생도 신분이어서 실전 경험을 쌓진 못했다. 전후인 1947년 소위 임관 후에는 잠수함 장교로 일했다. 당시 막 개발된 핵추진 잠수함을 운영하는 엘리트 요원으로 뽑힐 만큼 능력을 인정 받았지만 1953년 대위로 현역 복무를 마쳤다. 그해 세상을 떠난 부친의 가업인 조지아주(州) 땅콩 농장 운영을 계속하기 위해서였다.
한편 카터의 장례식은 오는 1월9일 수도 워싱턴의 국립대성당에서 국장(國葬)으로 엄수될 예정이다.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비롯해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등 생존해 있는 전직 대통령들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직접 추모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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