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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받았냐? 이런 전화, 너무 황당”…‘무안공항 참사’ 음모론에 상처받는 사람들

입력 : 2025-01-01 05:00:00 수정 : 2024-12-31 20: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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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악플 급속히 확산…각별한 주의 요구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하여 가짜뉴스와 악플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연합뉴스

 

공항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48) 씨는 사고 당시 모습을 담은 영상을 제보한 이후 각종 음모론과 억측에 시달리고 있다.

 

이씨가 촬영한 영상은 기체가 활주로에 착륙한 뒤 외벽에 부딪히는 순간을 정확히 포착한 것으로, 여러 언론 보도에 활용됐다. 그러나 이로 인해 “사고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근거 없는 억측이 온라인에서 확산됐다.

 

이씨는 "(보도 이후) 모르는 사람들이 전화를 걸어 촬영물 제보로 금전을 받았느냐는 질문을 했다"며 "황당하고 억울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전날 영업 준비 중 하늘을 바라본 이씨는 평소와 다른 기체의 움직임을 감지했다. 7년 넘게 공항 근처에서 가게를 운영하며 활주로 방향과 비행기 이착륙을 자주 관찰해온 이씨는, 비행기가 반대 방향으로 접근하며 낮은 고도와 작은 선회 반경을 보이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다고 한다.

 

“비행기가 너무 낮게 날고 선회 반경도 좁아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촬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씨는 가게를 나와 옥상에 올라 비행기가 활주로에 접근하는 순간을 담았다. “옥상에 도착했을 때 비행기는 이미 착륙 직전 상태였다”고 그는 회상했다.

 

사고 장면을 가까이에서 목격한 이씨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눈만 감으면 비행기 폭발 장면이 떠오른다.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무겁다”고 전했다. 이어 “이 영상이 사고 원인 규명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체 조종을 맡았던 기장과 부기장을 둘러싼 허위 사실도 빠르게 퍼졌다.

 

SNS에는 사고 직후 기장과 부기장이 여성이라는 추측성 글이 다수 게시됐다. “기장이 2019년부터 활동했는데, 당시 제주항공이 여자 기장 홍보를 하던 시기와 겹친다”, “기장 여자 아니냐”는 주장이 대표적이었다.

 

연합뉴스

 

여성 혐오적 발언도 이어졌다. 일부는 “여기장은 사고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는 등 근거 없는 성차별적 발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사고기의 기장과 부기장은 모두 남성”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희생자와 저비용항공사(LCC)를 선택한 피해자들을 향한 비난 역시 논란을 일으켰다.

 

엑스 이용자들은 “LCC를 선택하지 말라는 식의 반응은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하며, “안전 문제는 항공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이용자는 “LCC를 선택하지 않겠다는 반응은 비현실적이다. 지방 공항 대부분은 저가항공사밖에 없다”며 “가벼운 말로 사고를 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고 기체의 과거 이력을 둘러싼 가짜뉴스도 퍼지고 있다. SNS에서는 이번 사고 기체(HL8088)가 2022년 11월 일본 오사카 상공에서 조류 충돌로 회항한 기체와 동일하다는 주장이 확산됐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해당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오사카 상공에서 회항한 기체는 HL8303이며, 사고 기체와는 등록번호가 다르다. 두 비행기의 기종이 B737-800으로 같더라도 각 항공기는 고유 번호로 관리된다는 설명이다.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 관리자가 대화방에서 사고를 조롱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공분을 샀다.

 

캡처된 대화방에서 관리자는 “오늘 비행기 터진 거 봤지?”, “결근 없게 하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인간적인 공감조차 없는 발언”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본사 측은 “해당 발언으로 불편과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며, 관련 직원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예고했다. 또한 “내부 관리 체계를 강화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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