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강원도 원산시 갈마반도의 명사십리 해안을 관광지로 개발하는 사업을 10년 만에 완공해 내년 6월부터 관광객에 개방한다고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31일 보도에서 “동해명승으로 이름난 명사십리에 우리 식의 해안관광도시가 황홀하게 솟아오르고 있다”며 원산 갈마지구 개발사업 완료를 알렸다.
한민족대백과에 따르면 명사십리는 남북 모두에 있으나, 분단 이전엔 북쪽의 명사십리가 한반도의 대표적 관광지였다. 수심이 얕고 고운 백사장이 펼쳐져 있는데 두남산 기슭으로부터 4㎞, 안변남대천으로부터는 6㎞ 길이의 바닷가를 따라 모래톱이 이어지고 있어 명사십리라는 이름이 유래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이 개발사업에 공을 들였다. 2018년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기로 하고 남측 기자와 미국, 영국 등의 외신기자들에게 풍계리 취재 현장에 초청했을 때, 현지에서 북한 당국자들이 기자들에게 원산 갈마지구 현장 방문을 제안하기도 했다. 대북제재와 코로나19 기간 공사중단 등으로 완공은 지체됐다.
통신은 “당의 영도에 의해 갈마반도 명사십리에 많은 호텔과 여관, 해수욕봉사시설들과 다양한 체육, 오락봉사시설들, 상업 및 급양봉사시설들을 비롯한 각종 봉사망이 일떠서 아름다운 경관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29일 현장을 찾아 “볼수록 장관이라고 정말 아름답고 장쾌한 풍경”이라고 하면서 “국가의 중요한 대외사업과 정치문화행사들도 품위 있게 주최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수준”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관광업 발전에 필수적인 정치적 안정과 제도적 우월성, 물질경제적 조건이 다 구비돼 있다”며 “유리한 조건을 적극 활용해 관광업을 발전“시키자고 관계자들을 독려했다. “정치적 안정”을 언급한 대목은 현재 남측의 윤석열 대통령 12·3내란과 탄핵 불복으로 지속하고 있는 정치적 불안정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일 가능성이 있다. 중국 등 공산주의 문화권에서는 역동적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우월성으로 항상 강조, 주장하는 것이 ‘정치적 안정’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갈마 해안지구 관광지구 건설이 “나라의 관광산업을 획기적 발전 공정에 올려놓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앞으로 금강산관광지구와 갈마 해안관광지구를 연결하며 삼지연 지구의 산악관광을 비롯 다른 지역도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사십리는 한반도의 대표 해안, 한민족의 명승이지만 이날 보도에선 “민족” 대신 “우리 나라”, “우리 조국”이라고만 강조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우리 조국의 바다가(바닷가) 정서가 깃든 갈마 해안관광지구가 우리 인민과 세계 여러 나라 벗들이 즐겨찾는 조선의 명승, 세계적 명소로 명성을 떨치게 되리라는 확신을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관광객은 주로 러시아에서 유치하려 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김 위원장과 함께 딸 김주애도 사진을 통해 공개됐다. 김주애가 김 위원장보다 더 키가 커 보이게 나오는 각도로 단둘이 해안을 걷는 사진, 김 위원장과 함께 호텔 객실을 둘러보며 보고를 받는 모습 등이 나왔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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