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53석’ 공화당, 4명 이탈 땐 부결
트럼프 “공화, 똑똑하고 강해져라” 독려
“민주당, 인준 절차 지연하려 해” 지적
SNS 사용 자제령 등 당 내부 단속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에 앞서 3일(현지시간) 119대 미국 연방 의회가 개원해 트럼프 2기 행정부 각료들에 대한 인사청문회 정국이 본격적으로 열린다. 트럼프 당선인은 내각 후보자들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 자제령을 내리는 등 특별관리에 들어갔다.
트럼프 당선인은 31일 트루스소셜에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우리의 위대한 (각료 등) 지명자 중 많은 이들의 인준 절차를 부적절하게 정체시키고 지연하려 하고 있다”며 “공화당원들이여, 똑똑(smart)하고 강인(tough)해져라”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들(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모든 종류의 속임수를 곧 시도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공화당원들은 그것을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나라를 경영해야 하고, 해결해야 할 많은 중대문제를 안고 있으며, 그 문제들은 주로 민주당원들이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상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14일로 공지됐다. 다른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의회 개원과 함께 속속 공지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은 오는 20일이다. 청문회 정국을 앞두고 트럼프 당선인이 내각 후보자들의 결전 의지를 촉구한 것으로 읽힌다.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인 수지 와일스는 최근 내각 후보자들에게 행동을 조심할 것을 촉구하는 메모를 보내기도 했다. 한 소식통이 USA투데이에 직접 읽어준 메모 내용은 후보자들에게 데이비드 워링턴 백악관 법률고문 지명자의 승인 없이 SNS 게시글을 올리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승리 이후 지명한 인사 중에는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헤그세스 후보자,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정적에 대한 보복을 거론한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지명자 등 몇몇 논쟁적 인사가 포함돼 있다. 이들에 대한 상원 인준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추가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트럼프 당선인 측이 특별히 내각 후보자들을 관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각료 후보자가 위원회 절차를 거쳐 상원에서 최종적으로 인준되기 위해서는 과반의 지지가 필요하다. 119대 의회에서 공화당 상원 의석은 전체 100석 중 53석이다. 이에 따라 공화당에서 4명이 이탈하게 될 경우 인준이 부결된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공화당 내 견제가 거세지고 있다.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이 인도계인 스리람 크리슈난을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의 인공지능(AI) 수석 정책 고문으로 내정한 것을 계기로 전통적 트럼프 지지자들이 전문직 비자(H-1B)를 문제 삼자 반박해 왔다. 트럼프 당선인이 사실상 머스크의 손을 들어줬음에도 이민 확대에 반대하는 전통적 지지자들은 거친 언어로 머스크를 공격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오랜 측근이자 책사로 불리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이날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우리는 개종한 사람을 환영하지만 개종자들은 신앙을 이해하기 위해 수년간 뒷자리에서 공부나 해야 한다”며 “개종한 첫주에 연단에 올라가 앞으로 어떻게 돼야 한다고 사람들에게 설교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반대하는 머스크에 대해 안보 분야에서도 견제가 계속된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육군 중장을 지낸 러셀 오너리는 이날 중국과 깊은 사업적 관계를 유지하는 머스크가 백악관 정책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된다는 내용의 글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했다. 오너리는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에 의존하며, 공장 건설을 위해 중국 은행으로부터의 최소 14억달러(약 2조원)의 대출을 받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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