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에서 편히 잠드세요.”
제주항공기 참사 닷새만인 2일 희생자의 첫 발인식이 엄수됐다.
2일 오전 광주 서구 한 장례식장에서는 60대 제주항공 희생자 A씨의 발인식이 치러졌다.
발인식에는 유족과 교인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손자는 참담한 표정으로 할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든 채 운구차량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 뒤로는 검은 상복을 입은 A씨의 유족이 자리를 지켰다.
유족들은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그제서야 이별을 실감한 듯 그동안 묵묵히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렸다.
아들은 입술을 꾹 다문 채 장례지도사의 안내에 따라 아버지의 관 위에 국화다발을 놓았다.
교계 관계자는 고인의 평안한 영면을 빌고, 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기도를 했다.
유족들은 고개를 떨구고 두 손을 꼭 잡은 채 먼 길을 떠나는 사랑하는 아버지이자 남편을 배웅했다.
한 조문객은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인품도 좋은 분이셨는데, 너무나도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에는 고향을 방문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던 중 사고를 당한 태국인 희생자 B(45)씨의 발인이 엄수된다.
현재까지 A·B씨를 포함해 21명의 희생자가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 중 9명의 장례가 진행 중이다.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모든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유가족에게 시신을 인도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족에게 시신이 인도된 이후 DNA 조사 등으로 신원이 확인된 신체 부위에 대해서는 남아있는 편들만 따로 모아 합동 장례를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2216편은 지난달 29일 오전 9시 3분께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안공항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다가 공항 시설물과 충돌해 기체 대부분이 화염에 휩싸이는 사고를 당했다.
공항 활주로 사고 현장에서는 사고기 기체 잔해를 중심으로 희생자의 신체 일부와 유류품을 수습하는 작업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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