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연초에 잇달아 발생한 테러 사건을 계기로 국경통제 강화, 외교·안보인사 조기 인준 필요성 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추종자의 차량 돌진 테러 사건, 현역군인이 트럼프호텔 앞에서 벌인 트럭 폭발 사건 등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사례라는 논리로 취임과 동시에 트럼프 당선인이 약속한 국경통제 강화 정책 추진 등을 통해 국정 주도권을 잡고 속도전을 벌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2일(현지시간) 자신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바이든의 ‘국경개방 정책’으로 인해 급진적인 이슬람 테러와 다른 형태의 폭력 범죄가 미국에서 상상하거나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해질 것이라고 집회 등에서 여러 번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때가 왔고, 상상했던 것보다 더 나쁠 따름”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며, 완전하고 전면적인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에도 트루스소셜에 “우리나라는 재앙 상태고,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면서 “나약하고 무능하며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리더십과 함께 국경이 개방되어 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무부, 미 연방수사국(FBI), 민주당 소속 주 및 지방 검찰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그들은 무능하고 부패했으며, 우리 정부의 모든 측면과 국가 자체에 침투한 외부와 내부의 폭력적인 쓰레기들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정치적 반대자인 나를 불법적으로 공격하는 데 모든 시간을 보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차량 돌진으로 15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친 테러 사건의 용의자 샴수드 딘 자바르(42)가 IS 추종자라는 점을 부각해 강경 이민정책 추진의 동력으로 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퇴역군인인 자바르는 태생적 미국인이지만 사건 전날 자신의 SNS에 “IS에 충성을 맹세했다”고 말하는 영상을 올리는 등 IS 사상에 심취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당시 일부 이슬람권 국가 출신자의 미국 이민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민주당에 외교·안보 관련 내각 후보자의 조기 의회 인준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외교·안보 분야 장관 지명자 등을 열거하고 “지금은 정권 교체기이자 취약한 시기”라며 “정권 출범 첫날 모두 (각자)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왈츠 의원이 거론한 외교·안보 분야 지명자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후보자,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 후보자, 털시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후보자,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후보자,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후보자 등이다.
미국 수사당국은 라스베이거스의 트럼프호텔 앞에서 폭발한 테슬라 사이버트럭 폭발 사건의 테러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 등은 지난 1일 사이버트럭에 탑승해 있다가 폭발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현역 육군인 매튜 리벨스버거로 미 육군 특수부대를 일컫는 ‘그린 베레(Green Beret)’ 소속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수사당국은 리벨스버거가 차량 폭발 전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했다.
트럭 안에서는 또 다른 총기와 군 신분증, 아이폰, 스마트워치 등이 수거됐으며, 두 총기는 모두 합법적으로 구매한 것이라고 당국은 전했다. 또 그가 더 큰 피해를 줄 계획이었지만 폭발물은 초보적인 수준이었고, 강철로 된 차량이 대부분 흡수했다고 설명했다.
FBI는 “뉴올리언스와 라스베이거스 사건 사이에 확실한 연관성은 아직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수사당국 관계자가 AP에 뉴올리언스에서 차량 돌진 테러를 한 자바르와 트럭 폭발 사건의 리벨스버거 두 사람 모두 현역 시절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육군 기지에서 일한 적이 있지만 두 사람이 그곳에서 복무한 시기와 임무가 겹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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