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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취업난에 흔한 '오버 스펙'…中선 고교 잡부도 석사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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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1-04 11:48:39 수정 : 2025-01-04 11:4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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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BBC "대졸자들, 영화 단역에 몰려"…한해 대학졸업생 1천만명에 일자리는 부족

극심한 취업난에 중국 구직 시장에서 '오버 스펙'(해당 직업에 비해 자격 초과)이 흔한 일이 됐다고 영국 BBC방송이 4일 보도했다.

물리학 석사 학위 취득자가 고등학교 잡부로 취직하거나 명문 칭화대 박사 학위 소지자가 비정규직 보조경찰에 지원하는 등 관련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금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쑨잔(25) 씨는 중국 남부 난징의 한 훠궈집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

쑨씨는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었다"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어 그런 직장을 찾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꽤 좋은 대학을 나오고도 식당 종업원을 직업으로 선택한 것은 그의 부모에게 큰 걱정거리가 됐다.

이에 대해 쑨씨는 종업원으로 일하는 동안 요식 사업을 배워 가게를 창업하는 것이 꿈이라면서 "사업이 성공하면 가족 중 비판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원하는 직업을 찾지 못해 실업 중인 대졸자들은 상하이 남서쪽에 있는 영화 제작 거점 도시 헝뎬으로 몰리기도 한다. 단역 배우로 일하기 위해서다.

전자정보공학을 전공한 우싱하이(26) 씨는 "사람들은 종종 여기에 와서 몇 달만 일한다"며 자신도 정규직을 찾을 때까지 그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 연출과 시나리오를 전공한 리모 씨는 "이게 바로 중국의 상황"이라면서 "졸업하는 순간 실업자가 되고 만다"라고 말했다.

세계적 명문 홍콩과학기술대에서 재무학 학위를 받은 우단(29) 씨는 현재 상하이의 한 스포츠 부상 마사지 클리닉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우씨는 가족들이 그의 선택을 환영하지 않았다면서 "석사 과정 동창 중 일자리를 구한 사람은 극소수"라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한 해 약 1천만명의 대학 졸업생이 쏟아져나온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인해 이들을 위한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중국은 25세 미만 청년 실업률이 2023년 6월 사상 최고인 21.3%까지 치솟자 통계 발표를 돌연 중단했다가, 중·고교와 대학 재학생을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한 새로운 청년 실업률을 그해 12월부터 발표하기 시작했다.

중국 청년 실업률은 작년 11월 기준 석 달째 하락하긴 했지만, 16.1%로 여전히 높다.

홍콩시립대 장쥔 교수는 "중국 본토의 구직 상황이 매우 어려워 많은 젊은이가 기대치를 완전히 재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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