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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관리·통화 요약·영화 추천까지… 손안의 ‘AI 비서’ 대전

입력 : 2025-01-06 06:00:00 수정 : 2025-01-06 11: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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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 경쟁 본격 돌입

SKT ‘에이닷’ 거대언어모델 기반
다양한 질문에 답변… 정보 챙겨줘
활용도↑… 1년 만에 가입자 550만

LGU+ ‘익시오’ 통화에 특화 기능
전화 대신받기·보이스피싱 탐지
구형 아이폰 이용자 사용 아쉬움

MS와 손잡고 AI사업 뛰어든 KT
2026년 2분기 한국형 AI 모델 개발
“개인 비서, 삶·행동양식 바꿀 것”

SK텔레콤의 에이닷 전화로 친구와 근황 토크를 한 뒤 마포구 홍대 앞으로 저녁 약속을 잡았다. 전화를 끊자마자 전화 내용의 요약본과 함께 약속장소 및 일정 등 스케줄을 에이닷이 생성했다. 에이닷에게 약속장소까지 가는 시간을 알려달라고 요청하고, 에이닷은 티맵을 활용해 지하철 이동 시 소요 시간을 언제 출발하는 게 가장 빠른지 고민해 지금 출발과 1시간 후, 2시간 후 출발로 정리해줬다. 그뿐만 아니다. 신용산역에서 가장 덜 붐비는 지하철 칸도 혼잡도를 비교 분석해 알려줬다.

 

5일 기자가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에이닷을 써 본 결과다. AI 비서 기능이 곧 인간의 삶과 행동 양식을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실생활에 파고들 수 있는 통신의 장점을 활용해 AI 대중화에 나서는 한편,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AI비서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SK텔레콤은 AI비서를 넘어서 전방위 활용 가능한 AI를, LG유플러스는 그간 아이폰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됐던 통화녹음기능을 탑재한 AI를 내놨다. KT는 미국 AI 빅테크(거대기술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손안의 AI 비서 ‘에이닷’ 활용도 높아

 

기자가 사용해본 이통3사의 AI비서 중 가장 활용도가 높은 것은 SK텔레콤의 에이닷이다. 2022년 5월 출시한 에이닷은 통화를 바탕으로 내용 요약 등을 해주는 기본적인 기능을 넘어서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대표 AI 에이전트로 거대언어모델(LLM) 대화 기반의 실시간 정보 검색이 가능하다.

 

날씨, 뉴스, 교통 상황, 혼잡도, 운세, 환율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 가능할 뿐 아니라 등록된 개인의 일정도 관리가 가능하다. 다른 서비스와 다르게 개인화에 기반해 사용자가 알아야 할 정보를 선톡으로 챙겨주며 유용한 정보를 준다.

 

특히 에이닷에서 지원하는 LLM 모델은 퍼플렉시티, A.X, 챗GPT 3.5 터보, 챗GPT 4o, 클로드 하이쿠, 클로드 오퍼스, 클로드 소네트 등이다. 사용자는 이용 목적에 따라 엔진을 선택해 답변을 받을 수 있고, 같은 질문에 대해 다른 모델로부터 답을 받아 비교할 수도 있다. 장점이 다른 각각의 LLM을 중복해 결제하거나 여러 서비스를 오가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에이닷에서 한 번에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외에도 사용자에게 맞는 기능별 에이전트를 통해 음악에서 영화 추천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뮤직 에이전트는 개인별 음악 취향을 분석해 추천하고,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준다. 궁금한 장르, 뮤지션 정보도 쉽게 알려주고, 깊이 있는 양방향 대화를 제공한다. 미디어 에이전트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부터 모든 미디어 정보를 대화로 간편하게 찾을 수 있다. 증권 에이전트는 시세 정보 및 기업별 실적과 공시, 청약 일정 등 주식 투자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에이닷은 안드로이드와 경쟁사 이용자에게까지 서비스 지원 범위를 확대하면서 통합 AI 에이전트 서비스로 자리했다. 다만 AI 통화녹음은 SK텔레콤 회원이 아니라면 사용할 수 없다. 그럼에도 에이닷은 출시 1년 만에 55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모았다.

 

타 이통사와의 경쟁에서도 SK텔레콤 에이닷의 경우 2023년 10월 출시 당시부터 아이폰 통화녹음 기능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LG유플러스의 익시오가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아이폰 통화녹음 기능에선 한 발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유료화는 이 같은 에이닷에게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 SK텔레콤의 통화 요약 기능을 월 30건으로 제한하며 유료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상황이다. 이통3사 중 최고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아직 AI 대중화라고 판단하기 이른 시기에 유료화 전환이 독이 될지 득이 될진 알 수 없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통화 에이전트에 특화된 LG유플 익시오

 

LG유플러스의 익시오는 우리에게 친숙한 텍스트형 질의나 양방향 소통에는 뚜렷한 한계를 보여준다. 하지만 익시오는 통화 에이전트로 통화에 특화된 기능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초 익시오 공개 기자회견에서 “SK텔레콤이 출시한 AI 통화 에이전트 에이닷에 비해, LG유플러스는 통화 중 유용한 기능에 집중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 기자가 사용해온 익시오는 전화 대신받기와 보이는 전화,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 통화녹음 및 요약 기능이 눈에 띄었고 온디바이스 환경에서 제공해 스마트폰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최근 해킹과 스팸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AI 통화 에이전트의 대부분 기능을 기기 내에서 처리할 수 있어 보안이나 네트워크 연결 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줄었다.

 

익시오의 경우 구형 아이폰 일부 이용자에 한해 사용 가능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LG유플러스가 아이폰에 선제적으로 익시오를 적용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익시오가 정식 출시된 11월 첫째 주에 LG유플러스의 아이폰 16 시리즈 일평균 판매량은 1만 대로 집계됐다. 익시오 출시 전인 지난달 마지막 주 일평균 판매량이 약 2500대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4배가량이 증가한 것이다.

 

SK텔레콤은 내년 글로벌향 AI 에이전트 에스터를 출시하며 글로벌 AI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통화에 특화된 익시오와 범용 AI 에스터가 기능을 공유할 경우 확장성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MS와 손잡고 AI 사업에 뛰어든 KT는 내년 2분기 안에 챗GPT 4.0 기반의 한국적 AI 모델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최근 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맞고 한국어 특화 AI 모델 및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AI 전환(AX) 전문기업 설립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AI 에이전트는 통신사 외 정보통신(IT) 기업도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카카오도 AI 구독형 서비스이자 일종의 AI 에이전트 서비스인 카나나를 공개했다. 구글은 영화 아이언맨의 AI 비서 자비스에서 이름을 딴 AI 에이전트를 조만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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