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 계절적 수요 증가, 공급 구조 한계…본사 대책 마련
“생산·유통의 구조적 문제를 단기간 내에 해결하기는 어렵다”
국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닭 다리와 날개 등 인기 있는 부분육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된 원인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계절적 수요 증가, 공급 구조의 한계 등 복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조류인플루엔자 영향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올겨울 전국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20건 이상 발생하면서 대규모 살처분이 진행되었고, 이는 닭고기 수급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다.
7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닭 다리(북채)와 날개의 가격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 이상 급등했다. 전날(6일) 기준 닭 다리 가격은 7683원으로 전년(5749원) 대비 33.6% 상승했고, 날개는 7903원으로 33.7% 올랐다.
여기에 연말연시 수요 증가도 문제를 가중시켰다.
부분육 메뉴 주문이 몰리면서 치킨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닭 다리와 날개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
반면 닭가슴살 등 다른 부위는 상대적으로 재고가 쌓이는 상황이다. 닭가슴살은 주로 학교 급식 등에 사용되는데, 겨울 방학 동안 급식 수요가 줄면서 활용도가 떨어졌다.
닭 가공업체들의 구조적 한계도 수급난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도계 과정에서 닭 다리와 날개만 판매하고 닭가슴살은 재고로 남는 상황이 빈번하다. 이런 판매 구조 때문에 가공업체들은 부분육 생산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부분육에 사용되는 닭은 일반적인 치킨용 닭(9호·10호 닭)보다 더 큰 닭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AI로 인해 농가들이 닭 출하시기를 앞당기면서 큰 닭의 공급도 부족해진 상황이다.
현장의 어려움은 더 심각한 실정이다. 전국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카페 등에는 “부분육 구하기 어렵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가맹점주는 "3일 치 물량을 받았는데, 날개 메뉴는 하루 만에 다 팔려 이틀 동안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며 "날개를 구할 수 있다면 어디든 가겠다"고 하소연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부분육을 사용하지 않는 메뉴를 할인 판매하거나, 재고 관리 체계를 조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주문은 닭 다리와 날개 메뉴에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조적 한계를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분육 공급을 늘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생산과 유통의 구조적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현재 상황이 조기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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