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형 당뇨병 10건 중 1건 가당음료 때문"
개발도상국 대사질환 환자 증가율 높아
한국은 당뇨병 환자 증가세 낮은 편
설탕과 과당 같은 당분이 들어간 ‘가당’ 음료 섭취가 늘면서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 등 대사질환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당 음료란 탄산음료, 레모네이드, 과일 칵테일 등이다. 다만 인공 감미료가 들어간 가당 음료는 심장병 위험이 높아진 것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워싱턴대 로라 라라-캐스터 교수와 다리쉬 모자파리안 터프츠대 교수팀은 7일 의학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서 세계 184개국에 대해 설탕 첨가 음료로 인한 제2형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 부담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설탕이 첨가된 음료 때문에 전 세계에서 매년(2020년 기준) 새로 발생하는 제2형 당뇨병(T2D)과 심혈관 질환(CVD)이 각각 220만건과 120만건에 달했다. 이는 전체 신규 제2형 당뇨병의 9.8%, 심혈관 질환의 3.1%에 해당한다.
특히 음료는 빠르게 소화돼 영양가는 거의 없이 혈당 수치를 급격히 상승 시킨다. 장기간 규칙적으로 섭취하면 체중 증가, 인슐린 저항성, 제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등 여러 가지 대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논문 공동 교신저자인 모자파리안 교수는 “설탕 첨가 음료는 중·저소득 국가에서 많이 소비되고 있으나 이런 음료가 장기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는 대처할 준비가 안 돼 있다”며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국가에서 특히 설탕 첨가 음료 소비 억제를 위해 더 많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하버드대와 캐나다 라발대 연구진의 연구에서도 일주일에 두 번 이상 가당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은 신체 활동 수준과 상관없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약 10만명 성인의 건강 자료를 평균 30년간 추적해왔다.
연구팀이 참가자들의 탄산음료, 레모네이드, 과일 칵테일 등의 가당음료 섭취와 심장병 발병의 연관성을 추적한 결과, 가당 음료를 주 2회 이상 섭취한 사람은 신체활동 수준과 상관없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높았다.
이번 연구의 저자 장 필립 드루인 샤르티에 교수는 “신체활동은 가당 음료 관련 심혈관 질환 위험을 절반으로 줄여주지만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며 “가당음료는 가급적 안마시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 어린이와 청소년(3~19세)의 설탕 첨가 음료 섭취량이 1990년부터 2018년 사이에 23% 늘어 일주일에 청량음료나 주스 같은 설탕 첨가 음료(1회 248g 기준)를 평균 3.6회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터프츠대·워싱턴대의 로라 라라-캐스터 박사팀은 의학 저널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서 세계 185개국 국민의 음식 섭취 종합 자료집인 글로벌 식이 데이터베이스(GDD)를 활용, 1990~2018년 어린이·청소년 설탕 첨가 음료 섭취량 추세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어린이·청소년의 주당 설탕 첨가 음료 섭취량(1회 248g 기준)은 2018년 3.6회로 1990년보다 22.9%(0.68회분) 증가했고, 이는 성인 섭취량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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