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곳 “논의 중”… 4곳만 “동결”
인상 공감대 속 상한은 5.49%
대학들 “이 기회 놓치면 안 돼”
올해 대학 사이에서 대규모 등록금 인상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사립대 중 최소 48곳이 “등록금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7일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사총협)에 따르면 사립대 총장들에게 2025학년도 등록금 인상 여부를 조사한 결과 90개 대학 중 48개 대학(53.3%)이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8곳(42.2%)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했고, “동결할 계획”이라는 곳은 4곳(4.4%)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사총협 회원 대학 총장 15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61명은 응답하지 않았다. “논의 중”이라고 한 곳과 응답하지 않은 곳 중 상당수도 등록금을 인상할 것으로 추정돼 올해에는 많은 대학이 등록금 인상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2009년부터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 재정지원을 제한하는 식으로 등록금을 간접 규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립대의 대부분은 교육부의 눈치를 보며 10년 넘게 등록금을 동결한 상황이다. 2023년 물가상승률 인상 여파로 등록금 인상 상한이 올라가면서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이 일부 나오긴 했으나 대부분 소규모 종교대학이었다.
올해는 대학가에서 등록금을 올리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다. 올해 등록금 인상 상한은 5.49%로, 대부분의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하고 받는 교육부의 재정지원보다 등록금을 올려 얻을 수 있는 수입이 더 많은 상황이다.
올해 서강대는 13년 만에, 국민대는 17년 만에 등록금을 올리기로 결정했고 연세대와 고려대, 성균관대, 중앙대, 한양대, 경희대 등도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의 한 사립대 총장은 “올해는 예년과 달리 등록금을 올리려는 곳이 많아 등록금을 올려도 ‘튀는’ 상황이 아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수도권의 한 사립대 총장은 “서울 대학들이 ‘총대’ 메고 인상해야 비수도권 대학도 올리기 쉬워서 서울 대학 총장들에게 이런 사정을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교육부가 등록금 동결 대학은 교내 장학금을 10% 감축할 수 있도록 재정지원 조건을 완화하면서 교내 장학금 비율이 높은 대학은 올해에도 등록금을 동결하는 안을 고심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 주요대 중 몇 곳은 등록금을 동결할 계획이란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사총협은 “등록금을 인상하면 우수 교수 유치, 학생 복지 개선 등에 사용할 것이란 응답이 많았다”며 “대학 교육의 질 제고와 첨단 교육 환경 구축을 위해 등록금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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