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발굴·보존… 8일 공개
한국 전통혼례 모습 이례적
경북 안동시가 지난 반세기 동안 예식장 벽 속에 봉인돼 있던 특별한 벽화 한 점을 8일 공개한다.
7일 안동시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되는 벽화는 1960년대 중반부터 10여년간 천주교 안동교구를 중심으로 전국 성당이나 공소에 성화를 그려 선교활동을 펼쳐 온 프랑스 베네딕도회의 고 앙드레 부통 신부(1914~1980)의 작품이다.
부통 신부는 중동지역 일대와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 많은 작품을 남겼다. 주로 성화를 중심으로 성당과 공소에 벽화를 그렸지만 이번에 공개하는 벽화는 한국 전통혼례 모습이 담긴 민속화 성격이 강하다.
벽화는 옛 안동예식장을 운영했던 고 류한상 전 안동문화원장이 예식장에 벽화그림을 선물로 받게 된 과정이 녹취록으로 남아 있는 점과 선교 목적 성화가 아닌 민속화를 그린 점 등이 희소성을 더한다.
1973년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하는 이 벽화는 올해 착공하는 안동시 도시재생지원센터 리모델링 공사로 영원히 묻힐 뻔했다. 하지만 예식장 벽 속에 보물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도시재생지원센터가 2023년 11월 벽에 작은 구멍을 내어 내시경과 동영상 촬영으로 벽화의 존재를 확인했다. 이후 발굴과 보존 작업에 착수했다.
시는 본격적인 학술연구를 통해 벽화의 예술적 가치와 부통 신부의 안동교구에서의 행적 등을 전방위적으로 연구할 예정이다. 향후 벽화를 활용한 다양한 문화콘텐츠 개발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 관계자는 “부통 신부의 옛 안동예식장 벽화는 희소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작품”이라며 “벽화를 활용해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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