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한 뒤 전북 생각 많이 나
퇴진하라던 함성마저 그리워”
“정말 감동적인 대접을 받고 있다.”
김상식(48)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동남아 최대 축구 대회인 2024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우승을 일군 다음 날인 7일 한국 언론과 온라인 인터뷰에서 “베트남 팬들이 공항에 몰려드는 등 아낌없이 응원해 주고 있다”며 “박항서 전 감독님이 이런 대접을 받는 걸 지켜봤는데, 그걸 내가 받으니 감개무량하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미쓰비시컵 결승에서 태국을 1, 2차전 합계 5-3으로 물리치고 우승하는 순간 트위스트춤을 추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에 김 감독은 “세계에서 내가 가장 춤을 잘 추는 감독”이라고 웃었다. 또한 “박 전 감독님이 경기가 끝날 때마다 조언과 응원을 해주셨다”며 “우승한 배경에는 박 전 감독님 지분이 있다”고 박 전 감독을 향해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김 감독은 2023년 이후 우울한 시간을 보냈다. K리그1 전북 현대를 맡았던 2021년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2022시즌엔 준우승과 코리아컵(당시 FA컵) 정상에 섰다. 하지만 2023시즌 성적이 곤두박질쳤고 김 감독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팬들은 김 감독과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고 김 감독 퇴진을 외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베트남에서 우승한 뒤 전북 생각이 많이 났다”며 “전북 팬들에게도 ‘내가 살아있다’라는 걸 보여줘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라는 게 고운 정, 미운 정이 있다”며 “당시 나가라고 했던 함성이 그립기도 하다”며 웃었다. 베트남을 맡게 된 계기에 대해 김 감독은 “그래도 시작해야 했고 멈추지 말자는 마음이 들었다”며 “확신은 없었지만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김 감독은 목표에 대해 “박 전 감독 업적이 너무 대단해 이를 넘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며 “노력하면 결과가 따라오는 만큼 오직 베트남 축구 발전만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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