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親트럼프 행보 점입가경 [이 사람@World]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오랜 ‘악연’을 끊고 관계 개선에 몰두 중인 마크 저커버그(사진) 메타 플랫폼스 최고경영자(CEO)가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친(親)트럼프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저커버그 CEO는 7일(현지시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서 가짜뉴스를 판별해 삭제하거나 정정하는 ‘팩트체크’(사실확인)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해당 서비스가 “보수 세력만 과도하게 검열한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진영의 반발을 수용한 것이다. 저커버그는 전날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종격투기 단체 UFC 데이나 화이트 CEO를 메타의 새 이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정치적으로 중도·진보 성향을 가졌던 이사진은 물러나고 트럼프에 발맞춘 보수 인사들이 이사회에 입성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재선에 성공하자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CEO들은 앞다퉈 트럼프를 향한 ‘구애’를 펼치고 있다. 개중에서도 트럼프 당선인과 사이가 안 좋기로 유명했던 저커버그는 가장 적극적으로 태세 전환에 나선 인물이다. 메타의 급격한 ‘우경화’에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메타와 회사의 고위 임원들이 앞으로 더욱 노골적으로 정치색을 드러낼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 이후 그에게 호감을 얻으려 이렇게까지 공개적으로 일한 대기업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지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