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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버그 美 대사 “한국 근무 위해서 외교관 은퇴 미뤘다”

입력 : 2025-01-09 14:26:59 수정 : 2025-01-09 14: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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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고별사 통해 한국 떠나는 소회 피력
尹 대통령과 함께한 사진 등은 공개 안 해

지난 7일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돌아간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한국 국민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그가 한국에서 활동하던 시절 주관하거나 참여한 주요 행사 사진을 영상에 삽입했는데 윤석열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하는 모습 등 윤 대통령과 함께한 사진은 모두 뺐다. 그는 윤 대통령이 주도한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대통령이 어떻게 이런 일을…”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가 7일 한국 근무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에게 작별의 뜻으로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9일 골드버그 대사의 SNS에는 전날 게시한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그는 “몇 년 전 은퇴를 고민하던 때가 있었는데 주한 미국 대사로 일하기 위해 은퇴 계획을 미루기로 했다”며 “그 결정은 제 커리어(경력)에 있어 가장 보람된 결정 중 하나였다”고 회고했다. “한국에 있는 동안 한·미 동맹의 힘, 한국 국민의 따뜻함, 최근에는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resilience)을 목격했다”고 밝힌 골드버그 대사는 “명절 때 친구들과 함꼐하는 식사에서부터 역사적 명소 방문에 이르기까지 이곳(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이란 언급은 계엄 사태와 이후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러한 경험으로 한국의 풍요로운 문화와 놀라운 국민들에 대한 저의 존경심은 더욱 커졌다”고 고백했다.

 

2023년은 1953년 체결된 한·미 동맹이 70주년을 맞은 해였다. 골드버그 대사는 한·미 동맹을 “공동의 가치, 상호 존중 그리고 민주주의, 평화, 안보에 대한 양국의 의지를 바탕으로 한 지속적 파트너십”으로 규정한 뒤 “우리는 다양한 방면에서 커다란 진전을 이루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한·미 간의 우주 협력 심화, 인공지능(AI) 안전 진척, 지역 안보 강화, 한·미·일 3국 협력 확대, 북한 인권 문제 대응, 기후변화와 같은 글로벌 도전 과제 해결 등을 구체적 성과로 거론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가 8일 SNS를 통해 공개한 동영상 고별사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목격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주도한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후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골드버그 대사 SNS 캡처

그는 주한 미국 대사관 직원들, 한국 외교부 관계자 등 파트너들 그리고 한국 국민을 향해 “협력과 지지에 감사 말씀 드린다”며 “은퇴와 함께 우리가 이룬 성공과 지속적으로 튼튼한 한·미 동맹에 대한 확신에 감사함을 품으면서 한국을 떠난다”고 고별 인사를 건넸다. 동영상 연설의 맨 처음 “안녕하세요”와 마지막 “감사합니다”는 영어 아닌 한국어로 소화했다.

 

2분이 조금 넘는 짧은 분량의 영상을 통해 골드버그 대사는 한국에서 보낸 2년 6개월 동안의 주요 행사 사진을 소개했다. 하지만 2022년 7월 한국에 부임한 직후 윤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하는 모습, 2023년 4월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미국을 국빈으로 방문한 윤 대통령을 수행하는 장면 등 윤 대통령과 함께한 사진은 제외했다. 윤 대통령이 국회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점을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또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계엄 당일 대통령실 인사에게 “대통령이 어떻게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구했다”고 털어놨다. 한국 부임 전 볼리비아, 필리핀, 콜롬비아 등에서 대사로 일한 그는 한국 근무를 끝으로 외교관에서 은퇴한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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