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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주의 ‘철학’ 통해 …올바르게 이해하는 ‘자본’

입력 : 2025-01-11 06:00:00 수정 : 2025-01-09 21: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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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을 읽자/ 루이 알튀세르·에티엔 발리바르·로제 에스타블레·피에르 마슈레·자크 랑시에르/ 진태원·배세진·김은주·안준범 옮김/ 그린비/ 7만2000원

 

마르크스주의는 과학과 철학으로 구성돼 있다. 프랑스의 마르크스주의 철학자인 루이 알튀세르는 지금까지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자본’에 대해서는 많이 논의해 왔지만 정작 마르크스주의 ‘철학’에 대해서는 제대로 논의해 오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그래서 1965년 단독으로 쓴 ‘마르크스를 위하여’와 제자들과 함께 쓴 ‘“자본”을 읽자’를 집필했다.

이후 이 두 책은 현대 프랑스 철학, 더 넓게는 프랑스 지성계, 심지어는 전 세계 지성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1950∼1960년대 프랑스 지성계 내 마르크스주의에서 구조적 마르크스주의가 지적 헤게모니를 잡은 것이다. 그렇게 알튀세르와 그 제자들은 프랑스 지성계 내에서 구조적 마르크스주의를 정초했고, 현대 프랑스 철학 내 프랑스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구조적인 견지에서 구축했다.

루이 알튀세르·에티엔 발리바르·로제 에스타블레·피에르 마슈레·자크 랑시에르/ 진태원·배세진·김은주·안준범 옮김/ 그린비/ 7만2000원

그리고 이들은 경제학자들이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버려두고 마르크스주의 과학만을, 즉 경제학만을 재구성하고자 시도함으로써 오히려 이러한 작업에도 실패했다고 비판한다.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들은 마르크스주의 철학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자본’ 또한 올바른 방식으로 독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마르크스주의 철학 없이 ‘자본’을 읽는다면, 과거의 독자들처럼 교조화(역사적 환경이나 구체적 현실과 관계없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대로 변하지 않는 진리인 듯 믿고 따르게 됨)라는 잘못된 길을 걸을 수 있다. 자연과학이 과학철학의 도움을 통해 이해되듯, 마르크스의 ‘자본’ 또한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통해 더욱 적합한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 이에 알튀세르는 ‘마르크스를 위하여’에서 벼려낸 철학적 개념들을 배경 삼아 ‘철학자’로서 제자들과 함께 ‘자본’을 본격적으로 읽는다.

책은 ‘자본’이라는 과학책 또는 경제학책과 하나의 쌍을 이루어 ‘자본’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철학책이다. 노동의 문제가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심각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라면 ‘자본’을 읽기 위해 이 책의 독서에 도전해 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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