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못 버티고… 아파트 경매 ‘줄줄이’

12월 3500건… 49개월만에 최다
새 물건 유입·기존건 유찰 늘어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가 3500건을 넘어서며 4년 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9일 발표한 ‘2024년 12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510건으로, 전월(3408건)보다 약 3%(102건) 증가했다. 이는 2020년 11월(3593건)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스1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고금리로 인해 경매 신청 건수가 증가하고 있고,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2∼3차례 유찰되는 건들이 많아지다 보니 (매물이) 쌓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대전의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15건으로 2013년 4월(125건) 이후 11년 8개월 만에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대구(288건), 충남(260건), 충북(154건) 등은 지난해 월별 최다 건수를 찍었다.

지난달 전국 낙찰률은 37.6%로 전월(38.4%)보다 0.8%포인트 떨어졌다. 낙찰가율(감정평가액 대비 낙찰가격)도 84.5%로 전월(85.5%)에 비해 1.0%포인트 하락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5.8명으로, 2022년 11월(5.3명) 이후 가장 낮았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전월(48.3%) 대비 8.5%포인트 하락한 39.8%로 집계되면서 9개월 만에 40% 선이 무너졌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1.8%로 전월(94.9%) 대비 3.1%포인트 내렸다. 비교적 강세를 유지하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도 한풀 꺾이면서 서울 전체 낙찰가율 하락 폭이 확대됐다고 지지옥션은 설명했다.

이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