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찬·김성욱·문성현도 잔류 유력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지난해 11월6일 개장한 후 두 달이 지났다. 해를 넘겼음에도 아직 새 둥지를 찾지 못한 ‘FA 미아’ 위기에 처한 선수들이 남아있다. 새해를 맞아 하나둘 계약을 체결하고 있지만 냉랭한 반응 때문에 그 조건은 척박하기만 하다
9일엔 FA 네 번째 도전 만에 서건창이 원소속팀인 KIA와 계약을 맺었다. KIA는 “서건창과 계약 기간 1+1년에 계약금 1억원, 연봉 2억4000만원, 옵션 1억6000만원 등 총액 5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2026년도 계약은 올해 옵션을 충족하면 자동 연장된다.
서건창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이다. 2014년 KBO리그 최초로 200안타 고지를 넘어선 201안타를 때려내며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이후 기량이 내리막을 걸었고, 2021년 첫 FA 자격을 얻었지만 타율 0.253 등 신통치 않은 성적으로 FA 신청을 하지 않았다. 2022년 77경기 타율 0.224, 2023년 44경기 타율 0.200 등 상황은 비슷하게 계속 흘렀다. FA 신청을 해도 제대로 된 계약을 맺기 어려운 성적을 올리자 FA 자격 행사를 계속 미뤘다.
서건창은 2024시즌을 앞두고 고향팀인 KIA로 이적해 94경기 타율 0.310 26타점 40득점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고,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에 서건창은 FA를 신청했고, ‘4수’ 만에 생애 첫 FA 계약을 체결했다.
서건창은 “다시 한번 고향 팀에서 뛸 수 있게 돼 기쁘다. 고참 선수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젊은 선수들과 힘을 합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KIA 관계자는 “현장에서도 서건창을 폭넓게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날엔 유격수 하주석이 원소속팀 한화와 계약 기간 1년, 보장금액 9000만원, 옵션 2000만원 등 총액 1억1000만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하주석에 이어 서건창까지 계약하면서 FA 시장에 남은 선수는 NC에서 뛰었던 베테랑 불펜요원 이용찬과 외야수 김성욱, 키움 투수 문성현까지 3명으로 줄었다. 이들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그다지 없기 때문에 만족스럽지 않은 계약 조건에 원소속팀에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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