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과 기후변화 등으로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는 데 평균 30만원이 들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작년보다 3.4% 늘어난 수준이다. 물가 상승 여파에 더해 기후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설 3주 전인 지난 7∼8일 서울 25개구의 90개 시장과 유통업체들의 설 제수용 23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설 제수 평균 구입 비용(4인 기준)은 30만2천418원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유통채널별로는 전통시장(24만1천450원), 일반 슈퍼마켓(25만6천223원), 기업형 슈퍼마켓(30만6천445원), 대형마트(31만5천499원), 백화점(45만4천356원) 등 순이다.
전통시장은 대형마트보다 축산물(-36.3%), 수산물(-31.7%), 기타식품(-31.3%), 채소·임산물(-28.5%) 가격이 모두 저렴했다.
제수 23개 품목의 가격을 작년 설 물가 1차 조사 때와 비교해보면 12개 품목이 오르고 11개 품목이 하락했다.
인상률은 시금치 값이 24.3%로 가장 높고 이어 배 18.1%, 쇠고기(산적용·일반육) 16.4%, 대추 14.8%, 돼지고기(수육용·목삼겹) 14.0% 순이다. 시금치와 배는 모두 생산량 감소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계란 값도 한 판에 평균 7천637원으로 작년보다 8.6% 올랐다.
작년 대비 가격이 하락한 제품은 단감(-28.4%), 곶감(-16.2%), 숙주(-13.1%), 삶은 고사리(-10.8%), 사과(-7.2%) 등으로 나타났다. 단감과 사괏값은 작년보다 수급이 안정되면서 내렸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농식품부가 설 대책 기간인 3주간 10개 성수품 공급량을 평소 대비 1.6배 늘려 16만8천t(톤)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한 만큼 소비자들은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정부 할인 등을 꼼꼼히 확인해 합리적인 소비를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국내 유교 중앙본부 역할을 하는 성균관이 제사상을 간소화하고 가족이 다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냈다. 최근 제사에 대한 젊은 세대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위원회)는 제사 음식을 줄이고 제사를 줄이는 이들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전통 제례 보존 및 현대화 권고안'을 내놓았다.
위원회는 기제(忌祭·조상이 돌아가신 날 지내는 제사)와 묘제(墓祭·3월 상순 고조(高祖) 이하 조상의 묘에서 지내는 제사)는 제사상 신설 방식을 제안했다.
기제의 경우 과일 3종과 밥·국·술에 떡, 나물, 나박김치, 젓갈(식해), 식혜, 포, 탕, 간장 등을 곁들이는 것을 예시로 했다. 묘제는 술, 떡, 포, 적(생선이나 고기 등을 양념하여 대꼬챙이에 꿰어 불에 굽거나 지진 음식), 과일, 간장을 올려 더욱 간소화했다.
위원회는 고인의 자녀가 협의해 제사 주재자를 정하되, 성별에 상관없이 가장 연장자가 맡아도 된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기도 했다.
위원회가 제사 간소화 방안을 제안한 것은 제사 관습에 대한 젊은 세대와 여성들의 거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영갑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권고안을 발표하며 "제사의 핵심은 사랑과 공경으로 정성을 다함에 있기 때문에 돌아가신 분을 그리워하는 가족이 모여 안부를 묻고 화합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며 "제사상은 간단한 반상에 좋아하시던 음식을 더 올리거나 생일상처럼 차려도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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