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직속 기업유치 전담 부서 최일선에
도시 CI·BI 통합 브랜드로 이미지 혁신
상반기 부천연구개발 종합센터 문 열어
‘걷고 싶은 길’·‘누구나 숲길’·공원 등 조성
2025년 GTX-B 노선·대장∼홍대선 착공도
경기 부천은 1970년대에 온통 복숭아나무밭이었다. 과수원에서 딴 제철 농산물을 파는 가게가 인근 경인고속도로 주변에 길게 늘어섰다. 상인들이 지나가는 차량에 손을 반갑게 흔드는 모습은 그야말로 정겨웠다. 지금도 부르는 ‘복사골’이라는 별칭은 복사꽃이 많이 피는 마을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렇게 부천군은 1973년 7월1일 시로 승격했다. 50년 전 시로 승격될 당시 6만5000여명이던 인구는 2013년 86만명을 넘어섰다. 이제는 미래 100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부천시는 도시 아이덴티티(CI)와 브랜드(BI)를 하나로 합친 새로운 통합 브랜드로 이미지 혁신에도 나섰다. 공공브랜드 최초로 한글·영문 결합형 이미지로 만들었다. 부천의 한글 초성 ‘ㅂ’과 영문 첫 글자 ‘b’를 함께 표현했다. 둘로 나뉘었던 도시 상징을 현대화해 지역의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까지 겨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천시는 그간 차근히 쌓은 토대를 기반으로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자족도시 실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도권 대표 신성장·친환경 거점도시로
15일 부천시에 따르면 시는 민선 8기 후반기 정책 실천과제로 ‘경제 활력’과 ‘공간 대전환’을 제시했다. 시장 직속의 기업유치 전담부서가 최일선에 선다. 시는 이달 10일 국내 1위, 글로벌 톱3 공작기계 업체인 ㈜DN솔루션즈와 투자·입주 협약을 체결했다. 약 2400억원을 투입해 2028년 초 정착하는 게 목표다. 시는 앞으로도 성공적인 ‘앵커·우수기업 모셔오기’를 통해 신성장산업의 전진기지로 거듭날 방침이다.
부천연구개발(R&D)종합센터는 올 상반기 문을 연다. 80여개의 경기도 창업기업과 연구개발(R&D)기관이 부천종합운동장 5중(수도권광역급행철도·서울지하철 7호선·서해선) 역세권 내 헤드쿼터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시는 벤처창업 지원 플랫폼인 ‘그라운드21’과 연계해 청년들이 부천에서 밝은 앞날을 그릴 수 있도록 돕는다. 서울·인천·경기 지역의 주요 거점과 1시간 이내 생활권이 가능하다. 주변 임대료 시세의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한 게 강점이다.
균형 잡힌 친환경 주거지도 마련된다. 부천대장 신도시를 비롯한 공공주택사업, 오정군부대 일원 등의 도시개발과 중동1기 및 원도심 정비 일정을 동시다발적으로 벌인다. 새롭게 조성되는 터전의 경우 밀집도를 낮추고, 녹지 비율은 높여 구성원들이 쾌적한 일상을 맘껏 누린다. 개성 넘치는 장소들이 재탄생한다. 부천마루광장, 송내무지개광장, 역곡역 남부광장 등이 대표적이다. 평상시 즐길거리·볼거리 넘치는 문화 프로그램이 열려 행복지수가 절로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외 신흥고가교 철거로 탁 트인 시야를 선사하는 등 곳곳에서 개방적이고 유연한 재구조화가 이뤄진다. 문화산업 핵심인 웹툰융합센터는 콘텐츠 중심도시로의 도약을 위한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도 힘쓴다. 시는 지난해 첫 수소충전소를 구축해 ‘탄소중립 선도도시’의 명성을 얻은 바 있다. 이제 탄소제로 정원을 점차 늘리고, 관내 대학교는 일회용품 없는 캠퍼스로 변화시키고자 한다.
부천시정연구원은 올해의 새 얼굴이다. 시의회의 부결로 무산된 지 1년 만인 지난해 9월 우여곡절 끝에 조례안이 통과됐다. 시정을 깊이 있게 살펴보고 중장기적 발전 방향, 현안 해결 방안 등 싱크탱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 건강 챙기고, 교통은 더욱 편하게
지난해 실시한 시민의식 조사에서 맨발길을 비롯한 ‘걷고 싶은 길’이 문화여가사업 최우선 과제로 꼽혔다. 향후 은데미공원을 비롯한 49곳에 추가한다고 시는 부연했다. 시민들이 걷기 좋게 다듬고, 일부 장소에는 세족장과 신발장을 둬 자연친화적으로 선보인다. 시는 걷고 싶은 길 조성에 있어 청결과 안전에 가장 중점을 둘 방침이다. 습식 황톳길에서 발생하는 세균 번식 우려와 미끄러짐, 토사 갈라짐, 세족장 막힘 등의 문제 해결도 고민한다.
행정체제 개편과 함께 구별(원미·소사·오정) 주요 대공원도 조성한다. 남녀노소 누구라도 가까이에서 건강한 여가와 쉼을 즐기도록 하기 위해서다. 부천자연생태공원 ‘누구나 숲길’은 야간경관 테마공원으로 탈바꿈한다. ‘부천루미나래’라는 이름을 내걸고 10월 개장에 차질 없도록 속도를 내고 있다. 반딧불이나 디지털 테마존 같은 스토리텔링을 입힐 계획이다. 밤이 더욱 아름답도록 화려하게 꾸며 특별한 감성과 추억을 선사한다. 여기에 더해 진달래·벚꽃·장미로 대표되는 부천 봄꽃의 명성을 이어간다.
올해 안엔 부천을 지나가는 GTX-B 노선과 대장∼홍대선이 착공한다. 두 노선이 개통되면 부천에서 서울역까지 14분 만에 닿을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부천종합운동장역과 대장역의 경우 5중, 4중의 역세권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부천대장 산업단지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교통망 밑그림이 최종 확정되면 부천은 9개 철도 노선을 보유한 서부 수도권 최고의 교통 요충지로 자리매김하게 될 전망이다.
시는 주차난 해결을 위해서도 적극 나선다. 거주자우선주차장을 연내 전통시장 인근으로 넓힐 예정이다. 시장과 상가를 찾는 발길의 불편함을 덜고, 상권 살리기에도 힘을 보탠다. 노상 공영주차장에는 스마트 무인정산 시스템을 도입한다. 원도심의 고질적 과제 해결에 더해 편리한 주정차 환경이 기대된다.
수요응답형 ‘똑버스’는 범박·옥길동 4대, 고강본·고강1동 3대 등 모두 7대가 다닌다. 지난 연말에 종전보다 2대를 더 투입했다. ‘똑똑하게 이동하는 버스’라는 의미를 담아 일정한 노선이나 정해진 운행계획 없이 승객의 호출에 달려온다. 서해선 전철, 지하철 7호선과 연계해 한층 편의를 증대시켰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2025년 ‘극세척도(克世拓道)’ 자세로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겠다”며 “희망이 꽃피는 지속가능한 자족도시이자 시민들은 힘과 자부심을 느끼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익 부천시장 “소통 행보·포용적 복지로… 시민들과 함께 변화할 것”
“지역 구성원들과 만남·대화를 가로막는 담이 있다면 과감히 허물고, 동시에 모두가 좋은 삶의 공간·여건에서 행복을 누리도록 힘쓰겠습니다.”
조용익(사진) 경기 부천시장은 평소 ‘소통 행보’ 및 ‘포용적 복지’를 강조한다. 이 둘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실현될 때 시민들이 보다 나은 일상을 누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 시장은 15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부천은 시민들과 함께 성장하며 가치 있는 변화를 만들었다. 그렇기에 더욱 소통은 요구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기존 광역동 체제에서 3개구·37개 일반동 체제로 전환한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 1년간 운영한 결과 10명 중 9명 이상이 만족한다는 응답을 내놨다. 앞서 시는 2019년 7월 행정 효율을 내세워 전국 처음으로 광역동 체제를 도입한 바 있다. 조 시장은 “집에서 먼 광역동을 찾거나 민원 처리기간이 늘어나는 등 불편을 겪었다. 복지·안전 기능도 약화했다는 비판이 일었다”고 돌아봤다.
이제 전입·인감·폐기물 배출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가까운 곳에서 쉽게 해결하고, 민관 네트워크 역시 강화됐다는 평가다. 이런 호응에도 조 시장은 “새롭게 개편이 이뤄진 지 1년밖에 흐르지 않아 여전히 개선 여지가 많다”면서 “열린시장실 현답부천 등 현장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마을공동체 현안에 시민들이 직접 해결사로 나서는 프로젝트인 ‘마을지니어스’를 통해 만족도 10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알렸다.
복지를 ‘따뜻한 권리’라고 정의하는 조 시장은 세대별 맞춤형 정책 제공이 이뤄지도록 진력 중이다. 그는 “은퇴를 앞둔 50∼60대는 부모와 자녀 부양을 책임지는 샌드위치 세대로 정작 본인의 앞날에 대한 대비가 미흡한 경우들이 적지 않다”며 “이들의 인생 2막을 설계하는 데 신중년 노후준비 지원센터가 슬기롭게 조언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미래 세대들이 꿈과 기회를 펼치도록 청년기본소득을 편성한다.
조 시장에게 교육은 무엇보다 중요한 역점 시정 과제이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경기형 과학고 1단계 예비지정 선정으로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부천고를 전환하는 방식으로 추진 중이다. 시간과 예산 절감이 가능한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조 시장은 “과학고 설립의 남은 단계도 철저하게 고민해 값진 결실로 맺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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